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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상식백과]34. 축구에 작전타임은 없다고 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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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구기 종목에는 작전타임이 있다. 감독과 선수간의 원활한 의사소통으로 경기력을 끌어 올릴 수 있는 방편이다. 헌데, 유독 축구에만 작전타임이라는 게 따로 없다. 전반이 끝난 뒤 15분의 하프타임이 있긴 하다. 휴식의 개념이 크다. 불만의 목소리도 있다. 지난해 8월, 조제 무리뉴 첼시 감독의 입에서 파격 발언이 나왔다. "축구도 농구나 미식축구처럼 1분 정도 경기 도중 작전타임을 도입해야 한다. 그러면 완성도와 재미를 더 할 수 있을 것이다." 축구는 경기 중 선수들과의 거리가 멀어 감독의 지시가 잘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선수들의 주의를 한꺼번에 사로잡을 수 없어 조직적인 플레이에 대한 지시는 개개인이나 주장을 통해 간접적으로 전달될 수밖에 없다. 이렇다보니 경기가 시작되면 모든 것을 선수들에게 맡기는 감독들도 있다.

작전타임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96년 스웨덴여자월드컵 예선 때 팀당 전·후반 각각 한 차례씩 작전타임을 허용한 적이 있다. 여자축구의 인기 유도를 위한 국제축구연맹(FIFA)의 묘안이었다. 그런데 이 대회를 끝으로 다시 논의되지 않고 있다. 당시 부정적인 면이 많이 발생했다. 한 팀이 결정적인 골찬스를 얻었을 때 상대 팀이 느닷없이 작전타임을 외친 것처럼 말이다. 단 한 골로 희비가 엇갈리는 축구에서 작전타임의 '타이밍'이 골칫거리였다. 게다가 넓은 경기장 탓에 감독이 선수들을 불러모으는 데 적잖은 시간이 걸렸다. 맥이 끊긴 관중들은 자연스레 불만이 드러냈다.

하지만 최근에 작전타임이 재등장했다. '쿨링 브레이크'다. 단, 성립돼야 할 조건이 있다. 무더워야 한다. 30도가 넘는 한낮에 축구를 할 때 전·후반 시작 30분 이후 약 3분간 물을 마실 수 있는 시간을 보장하는 규정이다. 선수 보호를 위한 장치다. 의무적용은 아니지만, FIFA의 권장사항이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쿨링 브레이크'가 적용됐다. 이 시간을 적절하게 작전타임으로 활용한 루이스 판 할 전 네덜란드대표팀 감독이 화제가 됐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