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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 티볼리 전시차가 신차로 둔갑…거센 항의후 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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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인줄 알고 구매한 차가 전시차?

이 같은 황당한 일이 쌍용자동차 대리점에서 실제 벌어졌다. 구매한 티볼리 차량이 알고보니 전시차량이었다는 것이다.

사업적자, 노조문제, 대규모 리콜 등 연이은 악재를 겪은 쌍용차는 신차 티볼리를 통해 반전을 기대했다.

출발은 좋았다. 출시 한달도 안돼 티볼리는 8000대 이상 팔렸고, 이달 말쯤엔 1만대가 판매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신차 둔갑' 파문이 일자 쌍용차측은 자칫 또다른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항의한 후에야 '전시차' 인정

문제는 1월에 발생했다.

쌍용차 티볼리 동호회 온라인 게시판에 '티볼리.....신차라 그런가요?? 쌍용이라 그런가요??'라는 글이 최근 올라왔다.

이 동호회 회원은 '지난 1월 16일 쌍용자동차 양주대리점에서 티볼리 차량을 계약후 1월28일 딜러분이 차량등록 후 인도받았으나 차량내부 기스와 외부기스가 보여 딜러에게 항의하니 전시차량이라고인정했다'는 글을 남겼다.

또한 '대리점이나 딜러분은 저에게 한마디 설명도 없이 전시차량을 인도해 주었고 그 사실을 알게된 저는 제가 계약한 것은 신차이지 전시차량이 아니니 새 차를 달라 요구했지만 차량등록을 마친 상태라 취소나 교체가 불가하다네요. 제가 차량을 빨리 인도해달라고 요구한 것도 아니고 할인을 해달라거나 과한 요구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차를 더가지고 있으면 불리한 일이 생길 것 같아 29일에 대리점에 반납한 상태이며, 2200만원짜리 차량을 사면서 다른 이의 손을 타지 않은 상품을 원하는 것이 잘못된 건가요?'라며 '딜러분은 본인 잘못은 인정하지만 교환 해줄 수 있는 게 없다하고 쌍용 본사는 딜러와 합의하라네요'라며 답답함과 억울함을 호소했다.

현재 이 문제는 다행히 원만하게 해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관계자는 "1월 말 이미 해결이 됐다"며 당혹해했다.

그는 "판매는 딜러사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고 운을 뗀 뒤 "해당 문제가 발생한 후 대리점주가 해결을 하기 위해 동분서주한 것으로 안다"며 "해당 영업사원의 명백한 실수로 파악했으며, 이후 본사 규정대로 고객분께 차량을 신차로 교환해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재발 방지를 위해 영업소 관리와 교육에 더욱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대리점 관계자도 "해당 문제는 이미 정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차량 구입자가 거센 항의를 한 후에야 일이 마무리 된 것이다.

▶과한 욕심이 화불러

이처럼 자동차 대리점 영업사원이 전시차를 신차로 속여 파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전시차는 말 그대로 여러 사람이 타보는 차량으로 구매자의 입장에서는 사실상 신차라고 보기 어렵다. 계약 당시 이 같은 사실을 고지받지 못했다가 나중에 알고나면 소비자는 사기 당한 기분이 든다. 통상 전시차는 일정액을 할인해 주거나 주유권 지급 등 그에 합당한 보상을 해주는 것이 관례다.

지난해 크라이슬러코리아도 전시차량을 새차로 판매해 물의를 빚었다. 차량과 함께 제공된 보조키 안쪽에 '전시차'라고 표기된 것을 발견한 소비자가 강력 항의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앞서 아우디와 포드차 영업사원도 같은 문제로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그렇다면 전시차를 신차로 판매하는 일이 왜 발생하는 걸까.

한 현직 영업사원은 "딜러의 과한 욕심 때문"이라며 "인기 차량 모델의 경우 공급이 늦어지는 상황에서 차량 구매자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15년 이상 근무한 또다른 영업사원은 쌍용차 문제에 대해 "같은 업종에 있는 사람으로서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에는 전시차를 고객 모르게 신차로 판매하는 일이 종종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현재는 투명하게 판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간혹 전시차를 판매하는 경우엔 고객에게 반드시 이를 알리고 동의 사인을 받는 게 철칙인데, 일부 영업사원들이 이를 실수로 빠트리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시차를 속아서 구매하지 않으려면 비닐막이 뜯어진 곳이 있는지, 내외부에 긁힌 자국이 있는지 우선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그는 "전시차 차대번호를 적어 놓거나 자동차 제작증 등을 확인하는 방법도 있으며 시간이 된다면 출고장에서 직접 수령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