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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싱여 37%, '시집을 친정 같이 느낀 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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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의 '시'자도 듣기 싫다."

설 연휴 등 명절을 지나고 나면 결혼정보회사나 변호사 사무실 등에는 기혼 여성들의 이혼 및 재혼 문의가 늘어난다.

그러나 앞으로는 "처가의 '처'자도 듣기 싫다"는 말을 더 자주 들을 날도 멀지 않은 듯하다.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되면서 남성들의 위상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결혼 후 배우자 가족들로부터 받는 대우도 과거와 사뭇 달라지고 있어서다.

기혼여성들이 시가로부터 받는 대우는 눈에 띄게 호전되고 있으나 남성들은 처가식구들로부터 점점 냉대를 받는 신세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돌싱('결혼했다가 이혼하여 다시 독신이 된 사람'을 일컬음) 여성은 3명 중 1명 이상이 시가 식구들로부터 친정 식구들과 비슷한 대우를 받은 적이 있으나, 돌싱 남성은 10명 중 7명 가까이가 처가에서 친가족 같은 분위기를 느껴보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재혼정보회사 온리-유가 결혼정보업체 비에나래(대표 손동규)와 공동으로 9일 ∼ 14일 전국의 (황혼)재혼 희망 돌싱남녀 556명(남녀 각 278명)을 대상으로 전자메일과 인터넷을 통해 '전 배우자와 결혼생활 중 시가(여) 혹은 처가(남) 식구들이 친가족 같이 느껴진 적이 있었습니까?'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이다.

이 질문에 대해 남성 응답자의 30.2%, 여성 응답자의 36.7%가 '있었다'고 답한 것.

눈여겨볼 사항은 배우자 가족을 친가족처럼 느낀 적이 있었다고 대답한 비중에서 남성보다 여성이 6.5%포인트 더 높다는 사실이다.

한편 '없었다'고 답한 비중은 남성 69.8%, 여성 63.3%였다.

이혼의 배경과 재혼전략 등을 다룬 '인생빅딜, 재혼'의 저자인 손동규 온리-유 대표는 "아직도 많은 남성들의 머릿속에는 '씨암탉 잡아 주는 장모'라는 인식이 강하다"라며 "그러나 현실에서는 여성의 지위 향상과 함께 며느리를 대하는 시가의 인식은 크게 개선되고 있으나 사위에 대한 처가의 시각은 악화일로에 있기 때문에 남성들이 피부로 느끼는 불만은 상대적으로 높다"라고 설명했다.

▶돌싱女 41%, 시가가 친정 같으려면 '평소 남편이 잘해야'

'처가(남) 혹은 시가(여) 식구들과 친가족처럼 지내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요?'에서는 남성의 경우 '배우자와 배우자 가족 모두 나와 잘 맞아야'(38.8%)를, 여성은 '배우자가 평소 잘 해야'(40.6%)를 각각 첫손에 꼽았다.

그 뒤로는 남성의 경우 '배우자가 평소 잘 해야'(32.4%) - '배우자 가족이 친자식처럼 대해줘야'(20.5%)의 순으로 답했으나, 여성은 '배우자 가족이 친자식처럼 대해줘야'(29.5%) - '내가 선입견을 버려야'(19.4%)의 순을 보였다.

상기 조사결과를 분석해 보면 '여성은 시가에 대해 큰 불만이 없기 때문에 배우자만 평소 잘 해주면 시집식구를 친정식구같이 느낄 수 있으나, 남성은 처가 식구들에 대해서도 불만이 많기 때문에 배우자뿐 아니라 처가식구들도 잘 대해줘야 친가족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는 것이 노은영 온리-유 선임 컨설턴트의 설명이다.

▶배우자가족으로부터 받은 스트레스, 男>女

'전 배우자와 결혼생활을 하는 동안 시가(여) 혹은 처가(남) 식구와 관련하여 배우자와 본인 중 누가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았을까요?'에 대해서도 의외의 결과가 도출됐다.

남성은 '본인'(40.6%)이 '배우자'(33.8%)보다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았다고 답했고, 여성은 '배우자'(44.6%)가 '본인'(39.9%)보다 더 많이 받았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인 것이다. 즉, 남녀 모두 여성이 시가로부터 받는 스트레스보다 남성이 처가로부터 받는 스트레스가 더 크다고 답한 것이다.

그 이하는 '비슷하다'(남 20.9%, 여 12.6%)와 '둘 다 별로 없다'(남 4.7%, 여 2.9%) 등의 대답이 이어졌다.

이경 비에나래 커플매니저 실장은 "최근에는 며느리가 시가에 가면 시가식구들이 며느리의 눈치를 보며 비위를 맞추려는 경향이 있다"라며 "반면 처가에서는 평소 사위가 딸에게 섭섭하게 한 사항들을 들춰내며 은연 중에 불만을 표시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라고 설문결과를 풀이했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