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훈 캠프가 진행될수록 SK 와이번스 김용희 감독의 머릿속은 복잡하기만 하다.
일본 오키나와 구시가와구장에서 전지훈련 중인 SK는 이제 연습경기를 통해 실전감각을 높이는 단계로 접어든다. SK는 14일 오키나와 캠프 사흘째 훈련을 실시했다. 구시가와구장은 좌우 97m, 가운데 120m 규모의 야구장과 함께 실내연습장, 불펜연습장, 내야 수비훈련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SK 선수들은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파트별로 훈련을 진행한다. 예전에 비해 많이 정돈된 느낌이랄까, 선수들의 표정에는 여유와 긴장감이 동시에 묻어나고 있다.
김용희 감독의 표정도 밝기만 하다. "얼굴이 많이 좋아보입니다"라고 인사를 건네자 김 감독은 "겉으로만 그렇지 뒤에 머리는 아주 복잡하고 죽겠다"며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 이유를 물었더니 외야수를 누굴 뽑아야 하는지 고민이라고 했다.
오키나와 캠프에 참가하고 있는 SK 외야수는 7명이다. 김강민 이명기 조동화 임 훈 박재상 김재현 등 토종선수 6명에 새 외국인 선수 앤드류 브라운까지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 가운데 좌익수 이명기, 중견수 김강민, 우익수 브라운은 주전자리를 사실상 확정한 상태다. 나머지 2명의 백업 요원을 두고 4명의 선수가 김 감독의 머릿 속을 맴돌고 있다.
김 감독은 "올해 엔트리가 1명 늘기는 했지만, 투수쪽으로 늘려야지 야수에는 여유가 없다. 투수를 13~14명으로 가져가고, 외야는 5명을 써야할 것 같다"면서 "주전 3명이 정해졌다 치고 나머지 2명은 누굴 선택해야 할 지 고민이다"고 털어놓았다.
나머지 4명 중 김재현을 제외한 3명은 모두 왼손타자다. 조동화 임 훈 박재상, 이들은 타격스타일이 비슷하고 수비 능력도 큰 차이가 없다. 사실 이들은 풀타임을 뛴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시즌 내내 백업으로만 활용되기에는 현실이 안타까울 수도 있다. 물론 주전 기회는 언제든 올 수 있다. 또 김재현의 경우 발이 빨라 경기 후반 대주자 또는 대수비로 요긴하게 쓸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이번 오키나와 전지훈련서 앞서 나간 선수는 없어 보인다. 김 감독은 16일 야쿠르트전부터 시작되는 연습경기를 통해 대강의 윤곽을 잡아나간다는 방침이다. 오키나와=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