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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안된 크라이슬러 부품결함 의혹…업체 "AS기간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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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의 돌풍이 거세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이 20%에 육박할 정도로 수입차의 판매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판매량에 비교해 수입차의 애프터서비스(AS) 정책은 여전히 '걸음마' 수준을 보여 소비자들의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본사와 정비센터의 소통 부재로 한국 소비자를 '호갱'(어수룩해 이용하기 좋은 손님) 취급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결국 수입차 업체들이 판매에만 열을 올리고 정작 구입한 소비자들에 대한 관리는 소홀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지난해 전시차를 신차로 둔갑해 판매했다가 홍역을 치른 크라이슬러가 최근 이 같은 황당한 AS로 인해 논란에 휩싸였다. 또한 이 과정에서 한국본사와 AS센터와의 입장이 서로 달라 차량 소유자만 한숨을 쉬고있다.

▶부품 결함 의혹에 '나 몰라라'식 태도 분통

2011년 2월 크라이슬러 300C 신차를 구입한 조모씨(54)는 스포츠조선이 운영하는 소비자인사이트(www.consumer-insight.co.kr)에 크라이슬러(현 FCA)측의 황당한 AS를 겪고 그 불만을 털어놨다.

조씨는 "차량 구입 후 약 2년이 지난 시점에 차량 내 대시보드 상단의 변형이 보였다"며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이후 계속적으로 변형이 지속돼 크라이슬러 AS센터에 점검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해당 차량은 현재 주행거리 3만㎞에 무사고 차량이었다. 대시보드란 운전석과 조수석 정면에 있는 운전에 필요한 각종 계기들이 달린 부분으로, 차량의 실내와 엔진룸 사이를 뜻한다.

그는 "대시보드 중앙에서는 센서가 튀어나올 듯 균열이 왔고 오른쪽(조수석 쪽) 에어백이 내장된 부분의 라인이 점점 선명해지며 부풀어 오르고 있으며 조그만 충격에도 에어백이 튀어나올 것 같아 불안했다"면서 "고속도로나 일반도로 주행시 요철이 심한 곳에서는 센서부품이 빠지면서 심한 경고음과 계기판의 점검등이 점멸돼 차를 갓길로 정차해야 했고 이로 인해 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고 토로했다.

결국 조씨는 지난해 11월 크라이슬러 공식 AS센터를 찾았다. 차량을 점검한 AS센터는 대시보드의 불량임을 대체로 인정하는 자세였다. AS센터측은 작업지시서에 '대시보드 제작시 물질 밀도 불균일에 의한 변형으로 판단된다'고 적었다. 즉, 제작과정에서 첨가 물질의 함량 미달로 인한 결함을 말한다. 이어 AS센터측은 크라이슬러코리아 본사에 교체에 관한 건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3개월이 되도록 대시보드 교체는 이뤄지지 않았다. 조씨에 따르면 AS센터측은 "수리해주고 싶지만 크라이슬러 본사에서 부품을 주지 않는다"는 말만 늘어놨다.

조씨는 "4년도 안된 차량이고 이제 3만㎞도 주행하지 않은 차량의 대시보드 부품이 벌써 변형이 진행돼 황당하다"며 "1000만~2000만원 하는 차량도 아니고 5000만원이 넘는 차를 판매해놓고 나 몰라라 하는 크라이슬러 측에 분노를 느낀다. 이로 인해 사고라도 발생하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며 분노를 터트렸다.

이에 대해 크라이슬러코리아 관계자는 "해당 차량의 경우 무상 AS기간이 지나 방문했다"며 "파악해보니 AS센터측이 대시보드 결함을 인정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크라이슬러 측의 해명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소모품도 아닌 부품에 대해 AS기간을 따지는 것과 AS센터측이 앞서 밝힌 내용을 보면 제작상의 결함을 대체로 인정한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본사와 AS센터가 서로 엇갈린 주장을 하는 셈이다.

▶전시차를 신차로 둔갑 판매 논란

지난해 크라이슬러코리아(현 FCA코리아)는 전시차량을 새차로 판매해 물의를 빚었다. 이 과정에서 FCA코리아는 딜러사와 영업사원에게 책임을 떠넘기려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2014년 11월 이모씨는 인천의 한 전시장에서 5000만원을 주고 크라이슬러 300C 디젤 차량을 구입했다.

차량을 인도받은 이씨는 황당했다. 차량과 함께 제공된 보조키 안쪽에 '전시차'라고 표기돼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씨는 즉시 담당영업사원을 찾아 항의했고, 영업사원은 사실 전시차였다고 시인했다. 전시차는 여러 사람이 타보는 차량으로 사실상 신차라고 보기 어려운 중고차다. 통상 국산차의 경우 전시차는 5% 이상을 할인해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 당시 이 같은 사실을 몰랐던 이씨는 사기당한 기분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결국 딜러사는 잘못을 인정하고, 보증기간 연장 등의 보상안을 제시했지만 이마저도 지지부진했다.

FCA코리아 관계자는 "판매와 사후 서비스는 딜러사들이 담당하고 있어 영업활동에 일일이 개입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다. 딜러사에 판매를 위임했으니 분쟁 발생엔 책임이 없다는 식의 태도다.

한편, 크라이슬러는 피아트와의 인수합병으로 사명을 FCA N.V.(Fiat Chrysler Automobiles)로 변경했다.

이달 초 올-뉴 크라이슬러 200을 출시한 자리에서 FCA 코리아 파블로 로쏘 사장은 "첨단 기술을 모두 갖춘 올-뉴 200은 스마트한 한국 고객들에게 만족 그 이상의 가치를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고객의 만족은 차량의 품질 뿐만 아니라 AS 등 철저한 사후관리도 동반돼야 한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