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가 부족했다."
대전으로 김찬희를 이적시킨 뒤 포항 관계자가 털어놓은 속내다.
김찬의는 명문 포항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선수다. 신인 1순위로 검붉은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꽃을 피우지 못했다. 제로톱 안에서 겉돌았다. 조찬호 문창진 김승대 이광혁 등 쟁쟁한 경쟁자들 사이에서 빛을 발하지 못했다. 2014년을 앞두고 김찬희는 대전행을 택했다. 새로운 도전이 필요했다.
터닝포인트는 곧 찾아왔다. 김찬희는 지난해 대전의 핵심 전력으로 활약하면서 팀 우승과 승격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쳤다. 최전방에 아드리아노가 있었다면 2선은 김찬희의 몫이었다. 뛰어난 패스 능력과 크로스 실력, 돌파와 결정력까지 빠지는 게 없었다. 조진호 대전 감독에겐 아드리아노에 이은 또다른 복덩이였다.
김찬희 우승청부사다. 포항에서 3회(리그 1회·FA컵 2회), 대전에서 챌린지(2부리그) 우승 등 총 4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봤다. 김찬희는 "포항에서 수많은 우승을 경험했지만, 내가 주축이 되어 일군 대전의 우승은 더욱 특별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는 "지난해엔 마치 꿈을 꾼 것 같았다. 원하던 출장 시간도 증가했고, 개인적으로 공격포인트도 많이 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2년 만에 돌아온 클래식은 부담과 패기가 공존한다. 김찬희는 "챌린지와 클래식의 수준은 완전히 다르다. 우리 팀의 전력을 냉정히 따져보면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지난해에도 쉽지 않은 여건에서 우승을 달성했다. 올해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포커스는 친정팀 포항에 맞춰져 있다. "올해 경기 일정을 보니 대전이 홈에서 먼저 포항과 만나더라. 기존에 뛰던 동료들과 다른 유니폼을 입고 만난다면 특별한 기분이 들 것 같다. 즐기고 싶다."
가고시마(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