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나성범(26)의 방망이가 봄보다 먼저 만개하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벌써부터 홈런을 뿜어내고 있다. 나성범은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각) 자체 청백전에서 2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렸다. 3일 2차 청백전에서는 사이드암 투수 박진우의 투심 패스트볼이 실투로 연결돼 가운데로 몰리자 홈런이 나왔다. 4일 3차 청백전에서는 최금강의 시속 141㎞ 바깥쪽 직구를 밀어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2차와 3차 청백전을 포함해 2경기에서 6타수 4안타 2홈런 3타점이다.
나성범의 여전한 파워와 타석에서의 집중력은 NC선수단을 웃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 나성범은 NC의 간판스타가 됐다. 타율 3할2푼9리에 30홈런 101타점. 팀 최초로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받았고,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태극마크를 달고 금메달도 땄다. 올해 목표는 지난해 달성한 3할-30홈런-100타점 재현.
신호는 갈수록 긍정적이다. 지난해 이맘때 나성범은 스타트가 좋지 못했다. 선배이자 현 캡틴인 이종욱이 합류하면서 중견수에서 우익수로 변신을 '명'받았다. NC코칭스태프는 나성범의 타격 능력과 잠재력은 충분히 인정하지만 폭넓은 중견수비는 이종욱이 한 수 위라고 판단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수비 포지션 변화를 위해 훈련에 임했지만 수비에 신경을 쓴 나머지 집중력이 흐트러져 타격에도 영향을 받았다. 보다못한 김경문 감독이 우익수 수비 대신 다시 중견수 수비를 맡겼다. 차츰 안정을 되찾은 나성범은 스프링캠프를 무사히 마친 뒤 시즌 들어 방망이를 폭발시켰다.
지난해 나성범은 중견수로 나서다 시즌 후반부터 우익수를 맡았다. 이제는 어느 정도 우익수 수비에 대해 알아가고 있다. 원래 어깨가 강했기에 송구능력에는 큰 문제가 없다. 아무래도 휘어져 날아오는 타구처리가 다소 부담스럽다. 이번 스프링캠프 외야 수비훈련은 우익수 위주로 하고 있다.
나성범이 2월임에도 빠르게 페이스를 끌어올릴 수 있었던 이유는 철저한 준비 때문이다. 시즌이 끝난 뒤에도 개인훈련으로 체력을 키우고 밸런스를 잡는 유연성 훈련을 병행했다. 김경문 감독은 지난해말 "캠프에 들어가면 2월1일부터 실전훈련을 하게 되니 그전에 알아서들 몸을 만들라"고 수차례 강조했는데 나성범에겐 따로 주문할 것이 없을 정도였다. 한편, NC 외국인선수들은 아직 청백전에 나서지 않고 있다. 몸상태를 끌어올리는 중이다. 오는 17일 LA로 이동하면 실전훈련에 투입된다.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