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 회복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불과 5년 전까지만 해도 그는 아메리칸리그 최고 타자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불과 5년 만에, 게다가 이제 겨우 30대 중반의 나이에 벌써 '퇴물' 취급을 받고 있다. 올시즌 야심차게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지만, 그 여정이 순탄치 않을 듯 하다. 메이저리그 LA에인절스 외야수 조시 해밀턴(34) 이야기다.
해밀턴이 어깨 수술을 받는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인 ESPN.com은 4일(한국시각) 구단의 공식 발표를 인용해 "해밀턴이 5일 오른쪽 어깨수술을 받기로 했다. 수술 경과에 따라 3~8주 정도 이후에 다시 훈련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해밀턴의 수술은 오른쪽 어깨 견봉 쇄골(AC joint) 인대 부위의 부상을 치료하기 위한 것이다. 해밀턴은 지난해 어깨 부상 등으로 인해 정규시즌 막판 20경기에 결장했다. 그래서 해밀턴은 스프링캠프 개시를 앞두고 아픈 부위를 치료해 건강한 몸으로 시즌을 맞이하기 위해 이번 수술을 받기로 한 것이다. 일단 에인절스 구단은 수술 자체에 대해 별다른 우려를 하지 않고 있다. 해밀턴이 최근에도 부상을 잘 이겨낸 적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간단한 수술이라고 해도 어깨 부위의 손상은 가볍게 볼 수 없다. 무엇보다 해밀턴의 기량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시점에서의 수술이라는 점 때문에 올해 정상적인 활약을 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해밀턴의 전성기는 텍사스에서 뛰던 2008년부터 2012년까지의 5년간이었다. 이 기간에 그는 5년 연속 올스타로 뽑혔고, 실버슬러거 상도 3회(2008, 2010, 2012)나 받았다. 특히 타율 3할5푼9리에 32홈런 100타점을 기록한 2010년에는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를 타며 선수 경력의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5년간 1억2500만달러의 대형 FA계약을 맺고 2013년부터 새롭게 둥지를 튼 LA에인절스에서는 계속 부진했다. 입단 첫해(2013년) 151경기에 나와 타율 2할5푼, 21홈런 79타점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부상 때문에 겨우 89경기에 밖에 나오지 못했다. 타율(0.263)과 홈런(10개) 모두 초라했다.
때문에 해밀턴은 5년 계약 중 세 번째 시즌인 올해 명예회복에 대한 의욕이 높다. 어깨 수술도 그런 각오를 하고 받은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미지수다. 재활을 성공리에 마치고 해밀턴이 다시 AL 최고의 외야수라는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