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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호주 축구 결승전] 또 미뤄진 우승의 꿈, 한국 호주에 1대2 분패 '준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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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분 대혈투의 끝은 '눈물'이었다.

55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에 나선 한국 축구가 호주에 분패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은 31일(한국시각) 시드니의 호주스타디움에서 펼쳐진 호주와의 2015년 호주아시안컵 결승전에서 연장전반 16분 제임스 트로이시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내주며 1대2로 졌다. 1960년 대회 이후 55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했던 한국은 1988년 카타르 대회 이후 27년 만의 결승전에서 투혼을 발휘했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며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호주는 2006년 아시아축구연맹(AFC)에 편입된 후 세 번째 도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호주전 필승 전략으로 박주호(28·마인츠)를 왼쪽 윙어로 기용하는 파격을 선택했다. 원톱 자리는 이정협(24·상주)에게 맡기고 오른쪽 측면은 손흥민(23·레버쿠젠)에게 맡겼다. 처진 스트라이커 자리는 남태희(24·레퀴야)에게 돌아갔다.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엔 장현수(23·광저우 부리) 기성용(26·스완지시티), 포백 라인에는 김진수(23·호펜하임) 곽태휘(34·알 힐랄) 김영권(25·광저우 헝다) 차두리(35·FC서울)가 배치됐다. 골문은 김진현(28·세레소 오사카)이 지켰다.

호주는 힘을 앞세운 거친 경기 운영으로 기선 제압을 도모했다. 그러나 한국은 전반 6분 기성용의 프리킥으로 호주 골문을 흔들면서 감각을 조율했다. 호주 선수들은 한국의 압박 속에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전반 23분과 24분 양팀이 한 차례씩 찬스를 주고 받았다. 전반 23분 기성용의 프리킥에 이은 곽태휘의 헤딩슛이 호주 골문을 위협했다. 하지만 1분 뒤 로비 크루세의 크로스를 팀 케이힐이 한국 문전 오른쪽에서 오른발슛으로 연결하는 등 간담을 서늘케 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전반 막판 한국이 호주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전반 36분 김진수의 왼쪽 오버래핑에 이은 손흥민의 왼발슛, 전반 38분엔 차두리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의 슛이 이어졌다. 하지만 호주의 수비에 막혀 득점으론 이어지지 못했다. 전반 41분 데이비슨의 파울로 얻어낸 문전 정면 프리킥 상황도 무위로 그쳤다.

그대로 끝날 것 같던 전반전은 아쉬운 실점으로 마무리 됐다. 중원에서 넘어온 패스를 받은 루옹고가 아크 오른쪽에서 시도한 오른발슛이 그대로 골망을 갈라 전반전은 0-1로 마무리 됐다.

리드를 빼앗긴 슈틸리케호는 후반 초반부터 공세에 불을 지폈다. 후반 1분 기성용이 아크 왼쪽에서 오른발슛으로 호주 수비진을 흔들었다. 하지만 호주는 라인을 뒤로 물리면서 1골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후반 11분엔 기성용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아크 오른쪽에서 왼발슛을 시도했으나 수비 몸에 맞고 굴절되며 뜻을 이루지 못했다. 호주는 거칠게 경기를 운영하면서 리드 지키기에 안간힘을 썼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후반 18분 케이힐 대신 토미 주리치를 투입하면서 포스트 플레이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자, 슈틸리케 감독은 남태희 대신 이근호(30·엘 자이시)를 투입하면서 변화를 줬다.

호주는 후반 25분과 29분 크루세, 프란지치가 각각 부상으로 빠지면서 교체카드 2장으 순식간에 썼다. 하지만 수비에 무게 중심을 두면서 좀처럼 틈을 보이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26분 박주호 대신 한국영(25·카타르SC)을 내보내면서 다시 분위기를 바꿨으나, 추격은 좀처럼 이뤄지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막판 총공세에 나섰다. 후반 41분 이정협 대신 김주영(27·FC서울)을 투입하면서 헤딩이 좋은 곽태휘를 전방을 올리는 강수를 뒀다. 하지만 골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는 듯 했다.

기적은 후반 46분 일어났다. 기성용이 아크 왼쪽에서 내준 패스를 손흥민이 수비 2명을 달고 돌파, 호주 골키퍼 맷 라이언과 맞선 상황에서 침착하게 왼발골로 마무리 하면서 동점을 만든 채 후반전을 마쳤다.

망연자실한 호주가 연장전반 다시 공세에 불을 지폈다. 그러나 이미 흐름은 한국 쪽으로 넘어간 상황이었다. 한국은 장현수가 근육경련으로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도 호주 수비진과 육탄전을 펼치는 투혼을 선보였다. 하지만 호주의 골문을 열지 못하면서 결국 연장 후반을 기약해야 했다. 그러나 연장전반 16분 토미 주리치를 막던 김진수가 돌파를 허용한데 이어 이어진 크로스를 골키퍼 김진현이 쳐냈으나, 문전 쇄도하던 트로이시가 밀어넣어 균형이 깨졌다.

슈틸리케호는 다시 공세에 나서면서 마지막 힘을 짜냈다. 그러나 이미 체력은 한계치에 다다른 상황이었다. 한국은 줄기차게 호주 골문을 두들겼지만, 틈을 찾지 못한 채 결국 눈물을 흘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