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이 가혹했다. 한순간의 선택에 2년간 준비를 망쳤다.
기니가 추첨 끝에 2015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8강에 진출했다. 기니는 30일(한국시각) 적도기니 말라보에서 열린 조별리그 D조 2위 결정 추첨행사에서 '2위'가 적힌 종이를 뽑았다. 기니는 D조 2위로 최종 결정돼 알제리와 4강행 티켓을 두고 다투게 됐다. 반면 말리는 추첨에서 실패, 조별리그 탈락의 쓴맛을 봤다.
네이션스컵 D조에서 발생한 무승부가 가혹한 운명을 예고했다. 코트디부아르가 승점 5점으로 D조 1위를 확정한 가운데 조2위를 다투던 기니와 말리는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 1대1 무승부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두 팀은 승점 3(3무승부)으로 동률을 기록했다. 조별리그에서는 최종 승점이 같은 팀이 생기면 해당 팀간 맞대결에서 따낸 승점과 골득실, 다득점을 우선 적용해 순위를 가른다. 그러나 기니와 말리는 공교롭게도 모든 면에서 똑같은 기록을 남겼다. 두 팀은 3경기를 모두 1대1 무승부로 마쳤다. 결국 남은 한장의 8강행 티켓은 추첨으로 가려지게 됐다. 네이션스컵에서 추첨으로 인해 순위가 결정되는 것은 1988년 대회 이후 두 번째다. 당시에는 알제리가 추첨에서 승리를 거둬 코트디부아르를 제치고 조별리그를 2위로 통과했다.
이번 추처메서는 투명한 용기에 든 2개의 녹색 공에 운명이 갈렸다. 추첨 결과 기니가 '2위'를 뽑았고, 말리는 '3위', 즉 조별리그 탈락의 운명을 맞았다. 기니의 관계자는 "오늘은 우리나라에 매우 중요한 날"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말리의 관계자는 "우리는 뭔가 바꿀만한 힘이 없었다. 아프리카축구연맹이 바꿔야 한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추첨으로 승부를 가르는 규정에 대한 불만이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