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은 '군인'이었다. 군인에게 최고의 포상은 휴가다. 국군체육부대가 한국이 2015년 호주아시안컵에서 우승할 경우 포상휴가를 주는 방안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는 얘기를 전해듣자 이정협(24·상주)의 표정에선 환한 미소가 흘렀다. 그러나 곧바로 현실적인 얘기를 쏟아냈다. 이정협은 28일(이하 한국시각) 호주 시드니의 코가라 오발에서 호주와의 결승전 대비 공식 훈련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휴가를 보류하고 동계훈련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에 돌아가면 동계훈련에 합류해 새로운 신병들과 호흡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뿐만 아니라 호주에서도 '이정협 신드롬'이다. 대회가 열린 뒤 호주 언론들은 손흥민(23·레버쿠젠) 기성용(26·스완지시티)을 한국의 키 플레이어로 꼽았다. 그러나 결승을 앞두고 현지 언론은 이정협을 주목하고 있다. '사커루'의 간판 팀 케이힐(36·뉴욕 레드불스)의 라이벌로 이정협을 선정할 정도다. 이런 광풍을 몰고온 것에 대해 이정협은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였다. "운좋게 골을 넣어 주목을 받은 것 같다.(웃음)"
한국 축구 사상 아시안컵 본선 100호골까지 한 골 남았다. 100호골의 주인공이 될 지도 관심사다. 결승전 출전이 유력한 이정협이 영예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정협은 욕심을 버렸다. "개인적인 욕심은 없다. 누가 넣든 상관없다. 출전하지 못해도 괜찮다. 팀이 우승하기만 하면 된다."
시드니(호주)=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