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가방을 2개 사야해."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이 오키나와 2차 캠프 때 작은 가방을 2개 사갈 것이라고 했다. 내기에 져서 사주는 것이지만 마음은 즐겁다.
류 감독은 매년 오키나와 2차 캠프 때 외국인 선수들과 따로 식사 자리를 갖는다. 처음 삼성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들을 격려하고 친해지기 위한 자리. 삼성의 야구에 대해 알려주는 자리이기도 하다. 류 감독은 식사자리에서 꼭 선수들과 내기를 한다고. 당연히 기대 성적을 달성하느냐에 대한 내기다. 돈내기는 모양새가 좋지 않아 작은 가방을 사주기로 한다. 굳이 내기를 하는 이유는 선수들과 더 친밀감을 높이기 위한 것도 있고, 선수들에게 작지만 동기부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엔 밴덴헐크로부터 작은 가방을 받았다고 했다. 2013년 밴덴헐크가 7승에 그쳤기 때문. 지난해 오키나와에서 류 감독은 밴덴헐크와는 13승, 마틴과는 10승, 나바로와는 타율 3할에 80타점을 놓고 내기를 했다. 이중 밴덴헐크는 13승, 나바로는 타율 3할8리, 98타점으로 성적을 달성했고, 마틴은 실패했다. 즉 밴덴헐크와 나바로에겐 선물을 줘야하고 마틴에겐 반대로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던 마틴에게는 선물을 받지 못할 듯.
나바로는 재계약을 했으니 이번에 주면 된다. 그런데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로 옮긴 밴덴헐크에겐 선물을 줘야 할까.
류 감독은 "내기에서 내가 졌으니 사줘야 한다. 작년엔 내가 받지 않았는가"라며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 했다. 그래도 밴덴헐크가 일본에서 뛰기에 전해주기 어렵지는 않을 듯. 류 감독은 "어떻게든 전해주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오는 2월 27일 소프트뱅크와의 연습경기를 추진 중이라 만약 확정되면 류 감독이 직접 밴덴헐크에게 선물을 전할 수도 있다.
이번에도 류 감독은 오키나와 2차 캠프 때 자주 가는 식당에서 외국인 선수 피가로, 클로이드, 나바로와 식사를 할 것이라고 했다. 당연히 성적을 놓고 내기를 한다. 류 감독은 꼭 선물을 주고 싶어한다. 이들이 잘해야 5년 연속 통합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괌=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