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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여자친구 경쟁, 2007년 원더걸스-소녀시대를 보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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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 걸그룹 시대, 열리나?

가요사에서 지난 2007년은 매우 중요한 해로 기억된다. 여성 5인조 원더걸스가 '더 원더 비긴즈'라는 싱글로 데뷔한 데 이어 여성 9인조 소녀시대가 '다시 만난 세계'로 활동을 시작한 것.

그저 신인 걸그룹의 등장인줄 알았는데 원더걸스와 소녀시대의 활약은 이후 K-POP의 한 축을 담당한 걸그룹 전성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이들은 S.E.S와 핑클로 대표되던 걸그룹 1세대 들과의 차별화에 성공하며 가요계의 트렌트를 완전히 바꾸는데 성공했다.

그렇게 7~8년간 이어져 온 걸그룹 2세대가 어느덧 세대 교체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몇년 전부터 세대교체를 위한 여러 걸그룹들의 도발이 있었지만 큰 흐름을 바꿔놓는데는 실패한 것이 사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불고있는 신인 걸그룹 두 팀의 인기 폭풍은 지난 2007년 원더걸스와 소녀시대의 데뷔를 보는 듯해, 세대교체의 분위기가 무르익은 거 아니냐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핫'한 데뷔, 어느 정도 이기에?

7인조 소나무와 6인조 여자친구는 불과 보름 차이로 데뷔했다. 소나무가 지난달 29일 데뷔 타이틀곡 '데자뷰(Deja Vu)'를 공개한 데 이어 여자친구는 지난 15일 '유리구슬'을 온라인 음원 사이트에 오픈했다.

두 팀 모두 반응은 초반부터 뜨거웠다.

소나무 '데자뷰' 뮤직비디오는 공개와 동시에 중국 최대 동영상 사이트 '인위에타이'에서 한국 뮤직비디오 부문 조회수 1위를 기록한데 이어 이틀 만에 한국과 중국을 합해 조회수 100만을 돌파했다. 여자친구의 '유리구슬' 뮤직비디오는 데뷔 열흘 만인 24일 오후 10시 경 유튜브 조회수 100만 뷰를 넘어섰다. 특히 지난 22일 방송된 Mnet '엠카운트다운'에서 6위에 오르는 등 방송 차트에서도 신인으로는 이례적으로 톱 10에 올랐다.

초반 관심은 원더걸스, 소녀시대의 데뷔 때와 비교해도 결코 뒤쳐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소나무와 여자친구가 이전 걸그룹들과는 다른 매력을 어필하고 있다는게 의미가 크다. 소나무는 걸그룹에게는 가장 힘들다는 강한 힙합 비트에 카리스마 넘치는 '칼군무'로 여타 걸그룹들과의 차별화에 성공했다. 여자친구는 10대 소녀들의 풋풋하고 건강한 매력으로 소녀스라운 노랫말과 반대되는 파워풀한 군무로 반전 매력을 선사하고 있다.

▶걸그룹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지난해에는 걸스데이, AOA, 마마무 등이 새롭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이들이 보여준 춤과 음악은 완전히 새로운 트렌드라기 보다는 기존에 사랑 받던 콘텐츠의 업그레이드 버전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소나무와 여자친구의 등장은 가요계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원더걸스와 소녀시대가 데뷔 싱글로는 큰 인기를 얻지 못했지만, 새로운 트렌드의 시작을 알린 것처럼 말이다. 이후 2NE1, 씨스타 등 지금 걸그룹 음악의 중심 세력들이 잇따라 데뷔하며 걸그룹 2세대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

그런 만큼 소나무와 여자친구를 뒤를 이어 데뷔할 신인 걸그룹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역시 기존 걸그룹들과의 차별화가 예상돼 걸그룹 세대교체의 흐름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우선 포미닛의 소속사인 큐브엔터테인먼트는 다국적 걸그룹으로 승부수를 띄운다. '씨엘씨(CLC·가칭)'라는 팀명이 붙은 이 팀은 지난달 7일 'SBS 스페셜'을 통해 19세의 태국인 멤버가 소개되며 데뷔가 무르익었음을 알렸다. 특히 멤버들 중 상당수는 지난해 가수 지나의 '예쁜 속옷' 무대에 백댄서로 출연하는 등 여기저기서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제2의 원더걸스'를 꿈꾸며 데뷔를 준비하는 걸그룹도 있다. 바로 JYP엔터테인먼트 소속의 신인 그룹. 소속사 측은 "올 상반기 안에는 신인 걸그룹이 무조건 나온다. 아직 팀 구성을 비롯해 콘셉트 등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2NE1의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의 신인 걸그룹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미 지드래곤의 '그XX'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김제니와 하이수현의 '나는 달라'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김지수가 멤버로 알려진 가운데 나머지 멤버로 누가 합류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

이 밖에 'K팝스타 시즌2' 출신 전민주와 '슈퍼스타K 3' 출신 유나킴이 속한 뮤직케이의 신인 걸그룹이 3월 데뷔를 앞두고 있고 씨스타의 소속사인 스타쉽엔터테인먼트도 올 하반기 신인 걸그룹 데뷔를 준비 중으로 알려졌다.

가요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처럼 신인 걸그룹들의 도전이 거셌던 해도 없었던 것 같다. 2세대 걸그룹들의 활동이 확연히 줄어든 만큼 신인 걸그룹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더욱 뜨거울 전망이다"고 밝혔다.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