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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즈'-'진짜사나이' 여군특집, 엇갈린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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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간판 예능 '일밤'의 새 출발. 쓴맛과 단맛을 모두 봤다.

25일 첫 발을 뗀 '애니멀즈'는 동물 예능이라는 신선한 소재로 눈길 잡기에 나섰지만 파급력이 약했다. 시청률은 4.7%(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지난주 '아빠 어디가' 마지막회 시청률 4.9%보다 0.2% 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여군특집 2기를 선보인 '진짜 사나이'는 또 한번 흥행을 예감케 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시청률도 수직 상승. '애니멀즈'의 시청률이 낮았음에도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은 무려 17.2%를 기록했다. 오랜만에 동시간대 1위 탈환. '일밤'의 전체적인 상승세를 견인했다.

▶동물 육아, 삼둥이에 도전장

'애니멀즈'는 세 코너로 구성됐다. 세계 유일의 세 쌍둥이 판다 육아를 다룬 '곰 세마리'는 보기만 해도 탄성을 지르게 하는 귀여운 아기 판다가 관전 포인트. 출연진이 판다를 쓰다듬고 싶어서 사육장 청소를 자청할 만큼 비현실적인 귀여움을 자랑했다. 아직은 맛보기 수준의 소개였지만, 판다들의 각기 다른 매력이 드러나면 동시간대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막강 베이비' 삼둥이와 매력 대결을 펼칠 만했다.

'유치원에 간 강아지'는 육아에 좀 더 무게가 실린 코너다. 3~5세 아이 여섯 명과 강아지 여섯 마리가 한 공간에서 어울리며 친구가 돼 가는 과정을 카메라에 담는다. 강아지가 무서워 울먹이면서도 동요를 끝까지 부르는 네 살 윤석이의 모습은 이날 최고의 명장면. '아빠 어디가' 첫 방송에서 허름한 숙소 때문에 펑펑 울던 민국이를 연상시켰다. 아이들이 동물들과 교감하며 성장하는 과정, 제대로 진땀 뺀 서장훈과 돈스파이크가 아이들과 친숙해지는 모습, 강아지들의 치명적인 애교 등 기대요소가 많다.

'OK 목장'은 드넓은 초원의 풍경만으로도 눈이 시원했다. 염소, 양, 돼지, 타조 등 가까이에서 볼 수 없는 동물들도 흥미로웠다. 타조와 신경전을 펼치고 초원을 함께 달린 윤도현의 모습에선 자연만이 줄 수 있는 힐링 에너지가 전해졌다.

세 코너는 소재와 주제를 조금씩 달리했지만 각 코너별 시간이 짧아서 풍성한 내용을 담지는 못했다. 세 코너들을 톱니바퀴처럼 돌아가게 할 유기적인 결합력도 조금은 부족했다. 하지만 오랜 시간 검증된 흥행 아이템인 '동물'에 '육아'와 '힐링' 코드를 적절히 버무려내 시선 끌기 측면에서는 일단 성공한 듯 보인다.

▶여군특집, 뻔해도 재밌다

혹서기에서 혹한기로, 계절만 바꾼 게 아니다. 더 강해져서 돌아왔다.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은 이미 예상됐던 시나리오였음에도 충분히 재미가 있었다. 시청자들의 호응과 기대감은 시청률로 단박에 증명됐다.

출연진은 여군특집 1기를 참고해 체력부터 마음가짐까지 준비를 철저히 해왔지만, 시작부터 만만치 않았다. 1기 때와 달리 자격 미달이면 곧장 퇴소 조치 될 수도 있는 상황. 체력검정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맏언니 김지영과 강예원, 이다희는 합격 커트라인을 넘지 못했지만 조건부로 입소를 허락받아 어렵게 군생활을 시작했다.

이날 8명의 멤버들은 신체검사와 면접, 체력검정에 이어서 생활관 배치, 입소식, 점심 식사까지 고작 반나절의 일정 만으로도 '멘붕'에 빠졌다. 강예원은 소대장의 다그침에 덜컥 겁을 먹고 눈물을 뚝뚝 흘렸고, 내내 씩씩하던 엠버는 어려운 군대용어에 혼란을 겪다가 끝내 무너졌다. 4차원 캐릭터 강예원, 헨리에 버금가는 군대무식자 엠버, 뼛속까지 군인 정신이 새겨진 악바리 박하선, 단아한 외모만큼 반듯하고 침착한 이지애 등 새로운 캐릭터도 여럿 등장했다.

혹한기 훈련은 잠깐의 예고편만으로도 처절했다. 화장기를 지워낸 여자 연예인들은 고통스러운 훈련을 견디면서 군인으로 한걸음 성장한 모습이었다. 그 과정에서 만날 진한 전우애와 눈물, 무사히 훈련을 마친 보람과 자부심도 예상 가능한 이야기지만 또 다시 기대를 갖게 한다. 제작진의 재치있는 편집과 구성, 진정성 높아진 출연진의 자세도 돋보인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