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를 거절당한데 이어 보너스까지 날아갈 태세다. 복귀를 앞둔 알렉스 로드리게스(40)와 그의 소속팀 뉴욕 양키스의 불편한 관계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 데일리뉴스 등 미국 현지 언론은 27일(한국시각) 양키스가 로드리게스에게 지급하기로 한 홈런 보너스를 무효화하는 작업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금지약물 복용으로 인한 징계로 팀에 피해를 끼친 로드리게스에게 철저한 응징을 하겠다는 생각이다.
양키스는 선수의 사과를 거절한데 이어 이번엔 돈줄을 끊으려 하고 있다. 만약 홈런 보너스가 사라진다면, 로드리게스는 남은 3년 동안 잔여연봉 6100만달러만 받을 수 있다.
로드리게스는 금지약물 복용이 적발돼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162경기 출전정지 처분을 받아 지난해 1년을 통째로 날렸다. 그는 최근 구단 관계자를 직접 만나 자신의 행동을 사과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양키스는 전날 "다음달에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니, 그때나 보자"며 만남 제의를 단칼에 거절했다.
브라이언 캐시먼 양키스 단장은 일찌감치 로드리게스에 대해 "3루수로 뛰긴 어려울 것"이라며 지명타자로만 활용하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제 수비가 안 되는 반쪽 짜리 선수 처지다.
로드리게스는 통산 홈런 654개를 기록중이다. 이 부문 5위. 홈런 6개를 더 쳐 4위인 윌리 메이스(660개)와 동률을 이루면, 600만달러의 보너스를 받게 된다. 또한 3위 베이브 루스(714개), 2위 행크 아론(755개), 1위 배리 본즈(762개)의 기록과 타이를 이룰 때마다 600만달러씩을 추가로 받는다. 여기에 본즈의 기록을 넘고, 역대 최다 홈런 기록을 세우면, 600만달러를 더 받는다.
홈런 기록에 따라 최대 3000만달러를 가져갈 수 있다. 계약 당시에 큰 화제를 모았던 조건이지만, '약물'로 얼룩진 로드리게스가 골칫덩이가 된 이상 어떻게든 정리할 대상이 돼버렸다.
양키스 구단 관계자는 "로드리게스가 허위 상태에서 계약서에 서명해 홈런 보너스를 무용지물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에이전트에게 따지겠다"고 밝혔다. 허위 상태는 약물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해온 그의 과거를 말하는 것이다. 계약조항 삭제는 분명 로드리게스 측에 귀책 사유가 있다는 것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