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TV, 잡지 등에서 '페어링(Pairing)'이라는 단어가 자주 들린다. 페어링이란 '짝을 이루다'라는 뜻으로 서로 잘 어울리는 두 가지 이상의 제품을 짝을 짓는 것을 말한다. 제품을 사용할 때 떠오르는 상황이나 소비자들의 니즈, 그리고 함께 사용하는 제품 등을 파악해 이를 제품과 연결 짓는 페어링 마케팅은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와인업계에서 시작되어 최근 가전, 주류, 가구 업계에서도 핫하게 떠오르고 있는 페어링 마케팅의 여러 사례를 소개한다.
▶집에서도 카페보다 더 맛있는 커피와 디저트 즐길 수 있도록, 필립스와 CJ 제일제당
향긋한 커피와 달콤한 디저트의 조합은 남녀노소 누구나 사랑하는 단짝. 특히 여자들은 집에서 커피를 마실 때에도 작은 비스킷 하나라도 곁들여 카페에서 먹는 기분을 느끼고 싶어한다. 이러한 디저트 문화가 하나의 소비 문화로 정착된 트렌드를 파악하고, 늘어난 '홈카페족'을 겨냥한 쿠킹 클래스는 소비자들의 많은 인기를 끌었다.
헬스 앤 웰빙 부문 선도기업 필립스코리아는 지난 여름부터 국내 최대 식품 기업인 CJ제일제당과 함께 '나만의 스윗 홈 카페 만들기' 쿠킹 클래스를 6회에 걸쳐 개최했다. 그 중 하나로 진행된 '집에서 즐기는 향기로운 커피 & 핑거푸드' 클래스는 단짝인 커피와 디저트를 함께 배울 수 있어 큰 호응을 얻었다. 원두 본연의 맛과 향이 풍부해 가을과 더욱 잘 어울리는 파드 커피와 이를 활용한 '마롱크림을 올린 에스프레소 콘파냐'와 디저트 '헤이즐넛 티라미수'를 직접 만들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샴페인을 즐기는 순간을 최고의 순간으로, 크루그 뮤직 페어링
소비자가 어떤 순간에 제품을 찾는지 파악하고 그들의 마음을 파고드는 페어링도 있다. 샴페인은 즐거운 순간 행복한 기분을 최고로 느끼고 싶을 때 마시는 술이다. 이런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샴페인을 마시는 순간을 가장 행복하게 느낄 수 있도록 다른 요소를 함께 제공한 것이다.
럭셔리 샴페인 하우스 크루그는 '즐거움, 관대함, 나눔, 디테일'이라는 가치를 강조하며 '소리'라는 매개체를 통해 기존의 샴페인 테이스팅을 넘어서는 새로운 차원의 감성적 경험을 창조, '뮤직 페어링'이라는 차별화된 접근법을 시도하고 있다. 크루그는 세계 4대 음반회사 소니뮤직과 파트너십을 체결 '크루그 뮤직 페어링(Krug Music pairing)'이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음악가들이 크루그를 방문해 7가지 샴페인을 마셔본 뒤, 어울리는 음악을 선곡하는 큐레이터로 변신해 두 달에 한번씩 리스트를 공개한다. 소니뮤직 음악은 크루그 공식 웹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대중에게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한다.
▶진짜 집을 옮겨 놓은 것 같이 현실감 넘치는 쇼룸, 이케아
제품이 일상 생활 속에서 실제로 어떻게 사용되는지 보여주는 것도 방법이다. 이 제품이 자신의 생활 속에 들어오면 어떤 모습일지, 그 상황을 직접 보여줌으로써 보다 시각적인 방법으로 각인시키는 것이다. 가구 매장의 쇼룸에 가전제품이 들어간 사례는 두 기업에게 모두 시너지 효과를 냈다.
스웨덴 가구업체인 '이케아(IKEA)'의 한국 1호 매장이 오픈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매장에는 이케아의 가구 제품들로 모델하우스처럼 쇼룸을 꾸민 공간이 있는데, 이케아는 실제 가정집 재연을 위해 이 공간을 가전제품부터 잡지, 문제집 같은 서적까지 가져다 놓았다. 특히 가전 제품은 LG의 제품들이 들어갔는데, 거실에는 TV, 주방에는 세탁기, 냉장고 등을 비치해 집을 통째로 옮겨 놓은 것 같은 환경을 만들었다. 가구만 있으면 허전할 수 있었던 공간을 좀 더 현실에 가까운 공간으로 꾸며 쇼룸에 찾아온 소비자들에게 '이케아만 있으면 집을 꾸밀 수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준 것이다. 더불어 LG 또한 많은 소비자에게 제품을 노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음으로써 의외의 효과를 얻었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