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덥고 힘든 날씨에 선수들 위해 땀흘리시는데,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롯데 자이언츠 포수 강민호가 확실한 '기부천사'가 돼가는 느낌이다. 이제 베푸는 일에 대한 즐거움을 느끼고 행동으로 실천하고 있다.
롯데의 1차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선수들의 훈련이 한창인 가운데 훈훈한 소식이 전해졌다. 현지에서 선수단이 훈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돕고있는 구단 프런트들이 함박웃음을 지었다. 현장에서 힘차게 뛰어다닐 수 있도록 만들어줄 고급 운동화를 선물받았기 때문이다.
선물을 한 주인공은 다름 아닌 강민호. 휴식일을 맞아 인근 쇼핑센터에 다녀온 강민호는 자신의 물건은 사오지 않고, 큰 박스를 힘겹게 들고 돌아왔따. 그 박스에는 운동화 12켤레가 있었고 강민호는 현지에 파견된 운영, 홍보 직원들에게 운동화를 한 켤레씩 선물했다. 프런트 뿐 아니라 불펜에서 투수들의 피칭 훈련을 돕는 보조 선수들 것까지 모두 챙겼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500달러. 160만원이 훌쩍 넘는 돈이다. 아무리 강민호가 FA 대박을 터뜨린 선수라지만, 160만원도 큰 돈이다. 남을 위해 한꺼번에 쓰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다.
이 소식에 연락이 닿은 강민호는 쑥스러워했다. 그는 "선수들은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기 위해 당연히 열심히 훈련해야 한다. 하지만 더운 날씨에 한국과 떨어진 먼 곳에서 고생하시는 프런트, 보조 선수들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뭐라도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현지에서 가장 필요한게 무엇인가 생각해 운동화 선물을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강민호는 최근 경남 양산시에 야구장 건설을 위해 2억원을 쾌척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부산 지역 저소득층 지원을 위해 또다시 1000만원을 기부했다. 강민호는 "FA 계약을 맺었을 때부터 생각해온 일들"이라고 말하며 "앞으로도 경기장 밖에서 모범이 되는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훈련 얘기로 돌아온 강민호는 "올해 좋은 모습을 꼭 보여드리기 위해 애리조나에서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헐크같이 변신해 일본 가고시마 캠프, 시범경기 때 찾아뵙겠다"라고 약속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