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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상식백과]18. 어김없이 시작된 '11m 러시안룰렛' 그 시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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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한국시각) 열린 이라크-이란, 아랍에미리트(UAE)-일본과의 2015년 호주아시안컵 8강전. 120분간의 혈투를 마친 양 팀은 '11m의 러시안 룰렛'에 운명을 맡겼다. 피말리는 승부차기 끝에 이라크와 UAE가 웃었다. 국제대회 때마다 팬들을 웃기고 울리는 '잔혹한' 승부차기는 과연 어떻게 시작됐을까.

승부차기는 축구 경기에서 90분 동안의 정규 시간과 연장전을 모두 치렀음에도 불구하고 승부를 가리지 못했을 때 양팀에서 각각 5명의 선수가 나와 한 번씩 번갈아 페널티킥을 차는 것을 말한다. 승부차기 도입 전까지는 재경기나 동전 던지기, 추첨 등을 통해 승부가 가려졌다. 1968년 올림픽에서 이스라엘이 추첨 끝에 8강에서 탈락한 것을 지켜본 요세프 다간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승부차기 방식을 고안했다. 훗날 이스라엘 축구협회 회장이 된 마이클 알모그는 다간의 아이디어를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안했고, FIFA는 여러 테스트 끝에 1970년 멕시코월드컵부터 승부차기 제도를 도입했다. 월드컵에서 승부차기가 처음 실시된 경기는 1982년 스페인 대회이다. 연장전 접전 끝에 3-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서독과 프랑스가 역사적인 첫 월드컵 승부차기를 했고, 이때 서독은 골키퍼 하랄트 슈마허가 두 개의 페널티킥을 막아내 승리했다.

승부차기는 이론상 키커가 이기는 싸움이다. 볼을 차는 지점과 골대와의 거리는 11m다. 키커의 발을 떠난 볼이 골라인 안으로 들어가는 시간은 대략 0.4초다. 골키퍼가 볼을 보고 몸을 날리는데 걸리는 시간은 0.6초다. 구석으로만 차면 득점 성공률이 100%라는 이야기다. 그런데 월드컵에서 승부차기 성공률은 70%대에 불과하다. 심리전 때문이다. 이 때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엄청난 심리적 압박감 때문에 승부차기 폐지론이 나오기도 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