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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라크전] 차두리 향한 뜨거운 팬심'니네 팀엔 이런 형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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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네 팀엔 이런 형 없지?'

22일 호주아시안컵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 연장 후반 종료 직전, 차두리의 질풍 드리블, 폭풍 크로스에 이은 손흥민의 전매특허 11야드 대포알 슈팅이 작렬했다. 짜릿한 골의 여운은 진했다. 이 한골로 120분의 연장혈투는 막을 내렸다. 한국은 2007년, 2011년에 이어 3회 연속 4강에 올랐다. 경기 직후 유명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를 중심으로 손흥민과 차두리의 이미지를 합성한 유쾌한 패러디 포스터가 돌기 시작했다.

한 재기발랄한 축구팬이 손흥민의 이미지를 딴 스포츠용품 아디다스 광고 포스터에 차두리의 웃는 얼굴을 합성해 올렸다. 손흥민이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환하게 웃는 사진, '부럽겠지 질투날 만큼'이라는 기존 카피 위에 차두리의 얼굴을 붙이고, '니네 팀엔 이런 형 없지? ㅋㅋㅋㅋㅋ'라는 '공감백배' 카피를 추가했다.

35세의 나이에도 총알같은 스피드와 터미네이터같은 체력, 팀을 위한 헌신으로 후배들을 향해 끊임없이 택배 크로스를 쏘아올리는 '소탈한 맏형' '든든한 두리삼촌'의 투혼에 대한 찬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 패러디물은 각 게시판에서 뜨거운 공감을 얻었다.

차두리와 손흥민의 대표팀에서의 첫 만남은 4년 전 아시안컵이다. 막내 손흥민은 차두리를 유난히 따랐다. 차두리는 자신처럼 잘 웃고 잘 우는, 솔직하고 승부욕 강한, 열정적인 후배 손흥민을 유난히 아꼈다. 호칭은 처음부터 '두리삼촌'과 '조카'였다. 12살의 나이 차이를 훌쩍 뛰어넘어 '열정의 온도'가 같았다. 분데스리가, 축구, 독일어를 매개로 급속도로 친해졌다. 룸메이트로 지낼 때면 '조카'가 '삼촌'의 축구화를 손수 닦아드릴 만큼 존경과 애정이 깊었다.

손흥민은 4년만에 다시 함께 나선 아시안컵이 '두리삼촌'의 국가대표 은퇴무대라는 점을 기억하고 있다. 조카 손흥민에겐 무엇보다 강력한 동기부여다. "'두리삼촌' 때문에 꼭 아시안컵에서 우승하고 싶다. 4년 전 카타르아시안컵에서 이영표 형한테 해드렸듯이 목마를 꼭 태워드릴 것"이라고 거듭 약속했다.

26일 오후 6시 호주 시드니 호주스타디움 이라크전에서 삼촌과 조카는 나란히 꿈의 결승행을 노린다. 55년만의 우승 꿈을 향한 절실한 관문이다. 축구 팬들은 손흥민이 차두리를 목마 태운 채 호주스타디움을 도는 역사적인 장면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