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알파테스트가 종료되고 테스트에 참여했던 많은 유저들은 '게임성', '안정성' '완성도' 등에 큰 만족감을 보이며, 넥슨 개발팀에게 향후 베타테스트가 아닌 오픈베타를 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 정도도 지난 메이플스토리2의 알파테스트는 성공적이었다.
약 4개월이 흘러 메이플스토리2의 비공개 베타테스트가 시작됐다. 호평을 받았던 알파테스트의 콘텐츠에 다양한 시스템들이 추가됐다. 당연히 즐길 거리는 늘어났고 유저들은 자신만의 플레이 방식으로 비공개테스트에 참여하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메이플스토리2의 비공개테스트를 준비한 넥슨의 개발팀은 어떤 부분을 검증하고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까?
앞서 설명한 것처럼 메이플스토리2의 알파테스트는 거의 흠잡을 것이 없을 정도로 잘 갖춰진 모습으로 진행됐다. 25레벨로 제한된 콘텐츠, 향후 넥슨의 과금 요소 정도가 그나마 불안 요소였을 뿐, 게임 콘텐츠나 시스템에 대해서 불만을 이야기하는 유저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당연히 베타테스트가 시작되는 알파 테스트를 기반으로 신규 시스템들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베타테스트에 공개된 메이플스토리2의 모습은 알파테스트 버전에 신규 콘텐츠를 단순히 얹은 형태가 아닌 기존 콘텐츠를 다시 재배치해 새로운 것들을 자연스럽게 섞어냈다. 마을과 NPC가 재배치됐고, 부족했던 주택 부지가 대폭 늘어났으며 퀘스트 동선도 일부 조정됐다. 일반적으로 MMORPG가 완성되어 가는 모습을 보면, 기존 콘텐츠에 신규 콘텐츠를 덧붙여 가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 기존 것을 재배치하다 보면 그만큼 인력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이번 베타 테스트를 뜨개질로 비유한다면, 티셔츠의 틀을 다 잡아 사람들에게 예쁘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를 전부 풀어 이번엔 무늬까지 넣어 내놓은 셈이다. '이럴 필요까지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완성도와 하나하나에 신경을 쓴 모습이다.
새롭게 추가된 시스템들을 살펴보면 메이플스토리2는 2015년 오픈베타를 준비하고 있다는 목적이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다. 메이플스토리2의 초반 콘텐츠는 솔로 플레이를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필드 보스를 공략할 때도 1 데미지 이상만 넣으면 같은 확률로 아이템을 획득한다. 퀘스트 역시 혼자서 진행하기 무리가 없는 내용들이다.
이번 베타테스트는 35레벨까지의 콘텐츠가 공개됐다. 때문에 넥슨 개발팀은 파티플레이와 유저의 집중도에 따른 서버 안정성의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균형 있게 가져갈지를 고민한 모습이다. 20레벨이 넘으면 파티플레이의 퀘스트가 등장하고, 쉐도우 월드에서는 파티 플레이를 어느 정도 유도하고 있는 느낌이다. 쉐도우 월드에서 특정 아이템을 구해 이를 NPC에게 가져다주면 많은 경험치와 보상을 얻을 수 있다. 쉐도우 월드의 몬스터들은 일반 몬스터 보다 많은 체력과 공격력을 가지고 있어 역할분담이 필요한 콘텐츠다. 자연스럽게 파티플레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파티플레이만 강조하는 모습은 아니다. 유저의 취향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필드 보스 공략, 이벤트 등 MMORPG는 일반적으로 많은 유저들 사이에서 게임을 하는 것이 보다 재미있다고 평가받는다. 그렇다보니 특정 장소나 서버에 유저들이 집중되게 되고, 보스 몬스터 공략을 위해 유저들이 빠르게 채널을 옮기며 부하가 걸릴 가능성도 있다.
메이플스토리 개발팀은 이러한 불편함을 다소 완화하기 위해 핫플레이스를 맵에 넣어 이를 클릭하면 어느 채널에 유저들이 많고 적은지를 확인할 수 있다. 유저들이 적은 맵에서 전투하면, 스나이프 모드가 발동되어 15%의 데미지가 상승되는 추가 효과로 혼자서 조용히 게임하기를 원하는 유저들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모습이다.
이번 테스트에 새롭게 등장한 블랙마켓은 유저들의 거래 시스템이다. 독특한 점은 아이템 거래 상대가 누구인지 알려지지 않는다는 것. 경매장에서는 아이템의 성능과 가격을 확인할 수 있지만 누가 아이템을 올려두었는지는 알 수 없다.
물론 비공개 거래로 인해 독점이나 담합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어 앞으로 두고 봐야할 문제다. 알파테스트에서 없었던 부분이고 베타 테스트에서 본격적으로 유저들이 거래가 진행되는 주말까지 유저들의 패턴이나 흐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테스트 2일차에 경매장에 올라온 활은 7개 정도였고 그중에서도 유니크 아이템은 2개 밖에 되지 않아 아직 본격적인 거래는 없다고 봐야한다. 아이템은 20레벨 이상만 거래할 수 있어 파티플레이나 난이도 있는 콘텐츠를 이용하기 위한 부분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미니게임을 특정 시간에 정기적으로 개최해 자연스럽게 유저의 집중을 해소하고 다양한 아이템을 증정한다. 알파테스트에 비해 미니게임이 늘어 유저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고, 미니게임 당 얻을 수 있는 꾸미기 아이템이 달라 자연스럽게 여러 게임을 즐기게 된다.
이처럼 메이플스트로2의 비공개테스트는 오픈베타를 위한 콘텐츠 점검에 들어갔다. 지난 알파테스트에서 부하테스트를 거치며 채널별 유저 유입이나 대규모 전투에 대한 일차적인 검증을 마쳤고 이번 테스트를 통해 파티플레이, 거래 등 오픈베타와 경제 시스템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호경 게임인사이트 기자 press@gam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