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쎄시봉' ★★★☆
감독 김현석 / 주연 김윤석 정우 김희애 한효주 장현성 진구 강하늘 조복래 / 배급 CJ / 개봉 2014년 2월 5일
'광식이 동생 광태' '시라노 연애조작단'을 만든 김현석 감독은 역시 우리나라에서 멜로 연출로는 손에 꼽을만 하다. 이번 작품에서도 김 감독은 60년대와 90년대 그리고 현재를 관통하는 로맨스를 깔끔하게 그려내며 완성도 높은 영화를 만들어냈다. 배경은 60년대로 앞당겨졌지만 스토리는 '건축학 개론'의 업그레이드 버전 같다.
영화는 '트윈폴리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뮤즈' 한효주다. 미모 뿐만 아니라 연기도 한효주의 역대 최고다. 남성 관객들의 눈에는 극장을 나서는 순간에도 한효주의 얼굴이 떠오를만 하다. 하지만 '건축학개론'의 수지와 한가인처럼 한효주와 김희애가 연기한 극 중 민자영은 '나쁜X' 소리를 들을 가능성이 다분하다. 순진한 오근태(정우)를 상대로한 '밀당'이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우의 순박한 연기가 있기에 한효주가 빛나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정우가 "관객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말한 '여관신'은 두고두고 논란거리(?)가 될 수도 있겠다.
60년대를 겪어보지 않은 관객이라도 귀에 익은 멜로디가 몰입을 돕는 것은 '쎄시봉'의 장점이다. 다만 윤형주와 송창식의 좀 더 심도 깊은 '트윈폴리오' 뮤직스토리를 기대했던 관객이라면 실망할 수도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