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 24분이었다. 호주 멜버른렉탱귤러 스타디움 스크린에 그의 모습이 보였다. 한국 관중들은 큰 함성으로 그의 교체출전을 반겼다. 주인공은 '차미네이터' 차두리(35·서울)였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은 차두리의 어깨에 손을 올린 뒤 한참을 얘기했다. 차두리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푸른 그라운드 위로 뛰어들어갔다. 차두리는 경기 분위기를 뒤바꾸는 역할을 했다. 특히 연장 후반 119분에는 손흥민의 멀티골까지 도왔다.
경기가 끝난 뒤 차두리는 "감독님이 후반 투입 때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공격적으로 나와 도움이 되라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손흥민의 쐐기골 도움 상황에 대해선 "상황이 그렇게 만들어졌다. 난 후반에 투입돼 체력이 남아있던 상태였다. 상대는 힘들어하고 있었다. 이를 이용해 돌파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태극마크를 달고 마지막 대회다. 그의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차두리는 "아직 결승으로 가는 과정이다. 힘들지만 최선을 다했다. 고비를 넘겼다. 팀에 도움이 돼 기쁘다. 31일 우승을 하는 것이 목표다. 팬들의 응원, 언론 보도에 귀를 기울이기보다는 내 길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멜버른(호주)=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