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최강의 선발 왕국은 어느 팀일까.
워싱턴 내셔널스가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각) FA 투수 최대어 맥스 슈어저를 영입하면서 이 질문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도 흥미롭다. 이와 관련해 MLB.com은 21일 자체 프로그램 'MLB 투나잇'을 통해 1980년대 뉴욕 메츠의 주축 선발로 활약했던 론 달링과 얼마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존 스몰츠의 의견을 들었다.
두 사람 모두 워싱턴 선발진을 최강의 로테이션으로 꼽았다. 워싱턴은 지난해 선발 5명이 모두 10승 이상을 올린 덕분에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덕 피스터, 조던 짐머맨, 태너 로크, 스테펜 스트라스버그, 지오 곤잘레스로 이어지는 선발진에 슈어저가 가세한 것이다. 붙박이 선발을 6명이나 확보한 것인데, 이 때문에 워싱턴 구단이 올시즌 후 FA가 되는 짐머맨을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게 나돌고 있다.
달링은 "워싱턴은 슈어저를 데려오기 전에도 이미 최강의 선발진을 거느리고 있었다. 이들은 다양한 구종을 가지고 있다는 게 강점이다. 스트라스버그는 4가지, 슈어저는 3가지 구종을 구사하는데 그 가운데 각각 2개는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최고다. 짐머맨은 직구 하나만으로도 승부해도 될 정도"라고 평가했다.
스몰츠 역시 같은 견해를 내놨다. 그는 "워싱턴은 그동안 선발진 강화에 온힘을 기울여왔고, 이번에 슈어저를 영입함으로써 4,5연패는 물론 3연패에 빠질 일도 없을 것 같다"며 "지금 전력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워싱턴은 미국 수도에 100년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안겨다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러나 2위 이하의 순위에서는 생각이 달랐다. 스몰츠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시애틀 매리너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순으로 꼽았다. 세인트루이스 선발진은 애덤 웨인라이트, 랜스 린, 존 래키, 마이클 와카, 카를로스 마르티네스로 구성된다. 모두 오른손이라는 특징이 있다. 스몰츠는 "슈어저를 놓친 디트로이트 선발진을 꼽은 것을 의외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여전히 균형잡힌 로테이션이다. 당연히 저스틴 밸런더는 지난해보다 훨씬 잘 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반면 달링은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2위로 선택했다. 달링은 "미래의 사이영상 투수 크리스 세일은 랜디 존슨과 흡사하다. 정말 공략하기 어려운 투수다. 제프 사마자가 와서 완벽한 원투펀치를 형성했다"고 평가했다. 달링은 이어 LA 다저스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꼽았다. 달링은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 류현진으로 이어지는 1~3선발은 정말 위력적이다. 그러나 FA 시장에 영입한 브랜든 맥카시는 4년 계약이 다소 과하다는 느낌이 들고, 브렛 앤더슨은 32차례 선발등판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아무튼 커쇼-그레인키 조합만큼 위력적인 원투펀치는 없다"고 했다. 4위로 평가한 클리블랜드에 대해서는 "코리 클루버는 계속해서 사이영상을 탈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들의 의견대로 워싱턴은 사이영상 투수 슈어저를 영입하면서 올시즌에도 5명의 10승 투수를 배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저스는 커쇼, 그레인키, 류현진으로 이어지는 1~3선발이 2013년 45승, 2014년 52승을 각각 합작했다. 하지만 맥카시와 앤더슨은 최근 활약상을 들여다보면 물음표가 붙는 게 사실. 맥카시는 지난해 처음으로 10승을 올렸고, 앤더슨은 부상 기간이 길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