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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컵]음지서 태극전사 돕는 슈틸리케호 지원스태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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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잘 띄지 않는다. 그러나 태극전사들이 경기를 계속해나가는데 없어서는 안될 존재들이 있다. 바로 슈틸리케호 지원스태프다. 2015년 호주아시안컵을 위해 파견된 지원스태프는 15명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주치의와 재활트레이너 팀장이 있다.

이성주 주치의는 11월 중동 원정 2연전 때부터 A대표팀 주치의로 활동했다. 호주로 건너온 뒤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손흥민(23·레버쿠젠) 구자철(26·마인츠) 김진현(28·세레소 오사카)이 줄감기에 걸렸다. 변덕스러운 캔버라 날씨에 고열과 설사에 시달렸다. 선수 관리 소홀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당연히 주치의에게도 비난의 화살이 향했다. 마음이 무거웠다. 그러나 덕분에 책임감이 더 강해졌다. 아픈 선수들을 돌봤다. 새벽에도 일어나 수시로 열을 체크했다. 대표팀 관계자는 "이 주치의는 하루종일 치료실에만 있는다. 저렇게 성실한 주치의는 처음 봤다"고 전했다.

이 주치의는 축구에 대한 열정이 넘쳐 흐른다. 이 주치의는 대한의사협회를 대표하는 축구선수로 지난해 브라질에서 열린 의사축구월드컵에 참가했다고 한다. 또 경기도 이천에 있는 병원 뒤에 축구장까지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 마니아 수준을 넘어섰다.

황인우 재활트레이너 팀장은 주치의 못지 않게 선수들과 살을 맞대는 스태프다. 부상 선수들을 그라운드 안팎에서 관리한다. 이들의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데 총력을 기울인다. 훈련과 경기가 끝난 뒤 황 팀장은 선수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스태프가 된다. 마사지사로 변신하기 때문이다. 90분간 혼신을 다해 뛴 선수들의 지치고 다친 근육을 마사지로 회복시켜준다. 마사지실은 황 팀장의 손길을 받으려는 태극전사들로 항상 북적댄다.

황 팀장은 호주에서 눈물을 한 차례 흘렸다. 14일(한국시각) 오른정강이와 발목 사이 실금 부상을 한 이청용(27·볼턴)이 귀국하는 날이었다. 이날 이청용은 모두가 잠든 새벽, 숙소 캔버라 리암 호텔을 나왔다. 이 때 황 팀장도 일어나서 아쉽게 귀국길에 오르는 이청용의 뒷 모습을 지켜봤다. 황 팀장은 "괜찮아. 한국가면 치료할 수 있어. 걱정마"라며 이청용에게 용기를 북돋았다.

또 한 명의 스태프도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유대우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겸 호주아시안컵 단장이다. 유 단장은 1970년대 육사 시절부터 축구선수로 뛰었다. 1991~1993년까지는 체육부대(상무) 참모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축구에 대한 높은 안목과 이해를 갖추고 있다.

유 단장은 호주에서 태극전사를 자신의 자식처럼 챙겼다. 감기 환자가 속출하자 김형채 조리장에게 흰죽 조리를 부탁했다. 그리고 직접 죽을 선수들에게 전달했다. 유 단장은 "너무 아파서 죽도 잘 먹지도 못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내 자식보다 어린 선수들이지만, 내 자식들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또 호쾌한 성격인 유 단장은 팀 내 분위기 메이커다. 가벼운 농담으로 선수들의 얼굴에 웃음꽃을 피게 한다.

이렇게 음지에서 태극전사들을 돕는 지원스태프의 노력 덕에 난파 직전의 슈틸리케호가 순항하고 있다.

멜버른(호주)=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