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억원대를 돌파했던 FA광풍도 지나가고, 150만불 사나이를 탄생시킨 외국인선수 확보도 막바지다. 2015년 프로야구는 그 어느때보다 다채롭다. 10구단 KT도 1군 무대에 선을 보이고, 사령탑도 새얼굴이 많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노익장을 과시할 태세고, 김기태 KIA감독은 고향 광주로 내려갔다. 사상 초유의 4연패를 한 삼성은 5연패를 노리고, 매일 5경기가 벌어지는 프로야구는 800만 관중 돌파를 겨냥한다. 화제만발인 프로야구는 개막을 앞두고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다소 이르지만 스포츠조선이 10개 구단의 전력을 부문별로 분석했다. 전력보강이 된 현상태에서 선발-중간 및 마무리-타력-수비 및 조직력 등으로 세분화해 팀들의 전력을 들여다본다.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담당기자 10명의 의견을 크로스 체크해 각팀의 공수 파워를 수치화했다. <편집자 주>
디펜딩 챔피언 삼성 라이온즈는 이번 10개 구단 미리뷰(view) 평가 '중간 및 마무리' '타격'에 이어 마지막 '수비 및 조직력' 평가에서도 전력이 가장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점 8.8점으로 10개팀 중 가장 높았다.
삼성은 통합 4연패를 이루는 과정에서 가장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여주었다. 주전급 선수 구성이 지난해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봤을 때 수비와 조직력은 현상 유지 또는 좋아질 것이다. 삼성은 지난해 팀 도루 1위(161개)를 하면서 '발야구'까지 가능한 팀으로 변모했다. 올해도 나바로 김상수 박해민이 기동력을 살려 2루를 훔칠 수 있다. 또 삼성 선수들의 작전수행능력도 첫 손가락에 꼽혔다. 상황에 맞게 류중일 감독이 원하는 야구를 선수들이 알아서 척척 수행할 수 있는 단계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두산이 8.6점으로 2위, SK가 8.4점으로 3위를 차지했다. 두산의 경우 야수들의 수비와 작전수행능력은 최상위 수준에 도달했다. 선수층도 두텁기 때문에 부상자가 발생해도 큰 문제가 될 위험은 적다. 변수는 새로 영입한 내야수 잭 루츠다. 내구성 등 아직 검증이 안 된 구석이 있다. SK의 경우도 전통적으로 수비가 강한 팀이다. 야구를 알고 하는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집중력이 2000년대 후반 우승할 때처럼 강하지 않다. 또 새 외국인 야수 앤드류 브라운의 기동력이 떨어지는 부분이 불안 요소다.
4위 넥센(평점 8.0점)은 유격수 강정호(피츠버그)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가 관건이다. 윤석민 또는 김하성이 대신 메우겠지만 강정호 만큼 안정감을 줄 지는 의문이다. 확실한 '포스트 강정호'를 찾지 못할 경우 내야 수비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
5위 NC(평점 7.8점) 6위 LG(7.6점) 7위 롯데(7.4점)까지는 7점대다. NC는 지난 시즌 한결 안정된 수비와 조직력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여전히 경험 부족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다. 내야수 박민우, 외야수 나성범의 수비가 매끄럽지 못할 수 있다. LG의 경우는 지난해 같은 낮은 도루 성공률(0.621)로는 작전수행능력을 끌어올리기 어렵다. 또 실책을 더 줄여야 한다. 3루 핫코너를 맡을 한나한도 시즌 초반 검증이 필요하다. 롯데는 심적 압박이 심한 경우 수비 조직력이 흔들리는 고질적인 문제를 갖고 있다. 새 외국인 선수 아두치가 지난해 골칫거리 포지션이었던 좌익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지도 변수다.
한화(평점 6.8점) kt(6.4점)가 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를 받았다. 최하위는 KIA(6.0점)였다. 한화는 지난 시즌 전력만 놓고 보면 꼴찌이지만 김성근 감독의 강한 훈련이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경우 좋은 쪽으로 변화를 일으킬 수도 있을 것으로 봤다. kt는 신생팀의 한계로 연착륙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KIA의 경우 안치홍 김선빈의 군입대 공백 등 전력 누수가 큰 반면 이렇다할 보강은 없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미리보는 10개팀 수비 & 조직력 예상 순위
순위=팀=총점(50점 만점)=평균점(10점 만점)
1=삼성=44=8.8
2=두산=43=8.6
3=SK=42=8.4
4=넥센=40=8.0
5=NC=39=7.8
6=LG=38=7.6
7=롯데=37=7.4
8=한화=34=6.8
9=kt=32=6.4
10=KIA=30=6.0
1. 삼성=평점 8.8점(10점 만점)
예상 주전 수비(투수 제외)=이지영(포수)-채태인(1루수)-나바로(2루수)-박석민(3루수)-김상수(유격수)-최형우(좌익수)-박해민(중견수)-박한이(우익수)
300자평=지난시즌의 주전 선수들이 모두 그대로 뛸 수 있어 조직력은 더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2루수 나바로와 동료 선수들과의 호흡이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 수비는 흠잡을 데가 별로 없다. 좌익수 최형우가 그리 뛰어난 수비를 하지는 않지만 예전처럼 어이없는 실수를 범하지 않는다. 나바로 박해민 김상수 등 빠른 발을 가진 선수들이 있어 지난해 도루 1위를 했지만 중심타선은 발이 느린 편. 하지만 상황에 맞는 주루를 할 수 있다. 류중일 감독과 이미 4년째 호흡을 맞춘 선수들이기 때문에 작전에 대한 이해도와 수행능력 역시 좋다. 큰 구멍이 없는 안정적인 조직력을 가지고 있다.
2. 두산=평점 8.6점(10점 만점)
예상 주전 수비(투수 제외)=양의지(포수)-오재일(1루수)-오재원(2루수)-잭 루츠(허경민)(3루수)-김재호(유격수)-김현수(좌익수)-정수빈(중견수)-민병헌(우익수)
300자평=기본적으로 두산은 매우 강한 야수진을 가지고 있다. 양과 질에서 모두 그렇다. 백업을 담당하는 허경민과 최주환의 경우 다른 팀에서는 당장 주전자리를 꿰찰 수 있는 공수주의 능력을 가지고 있을 정도다. 포수 자원도 충분하다. 양의지와 백업 최재훈이 있다. 외야진은 강한 어깨를 가지고 있고, 내야진의 수비 약점도 찾기 힘들다. 변수는 잭 루츠다. 1, 3루 수비가 모두 가능하지만, 내구성이 좋지 않다. 그러나 두산의 내야 백업진은 강하기 때문에 위험부담이 별로 없다. 작전수행능력 역시 민병헌 오재원 정수빈 김재호 등 센스가 좋은 선수가 많다.
3. SK=평점 8.4점(10점 만점)
예상 주전 수비(투수 제외)=정상호(포수)-박정권(1루수)-나주환(2루수)-최 정(3루수)-김성현(유격수)-이명기(좌익수)-김강민(중견수)-브라운(우익수)
300자평=SK는 전통적으로 수비가 강한 팀이다. 최근 2년간 수비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기술보다는 심리와 분위기 측면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수비가 약해 걱정이 많은 포지션은 없다. 정상호는 공격적인 성향이 짙은 포수지만 경험을 쌓으면서 블로킹과 투수리드에서 정상급 실력을 뽐내고 있다. 유격수 김성현은 주전 자리를 잡으며 수비폭과 송구에서 신뢰를 받고 있다. 새 외야수 앤드류 브라운은 미국에서도 수비는 정상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전체적으로 기동력은 조금 떨어져 보이지만, 김용희 감독의 작전을 수행못할 선수는 없다. 집중력이 관건일 뿐이다.
4. 넥센=평점 8.0점(10점 만점)
예상 주전 수비(투수 제외)=박동원(포수)-박병호(1루수)-서건창(2루수)-김민성(3루수)-윤석민(김하성)(유격수)-스나이더(좌익수)-이택근(중견수)-유한준(우익수)
300자평=지난해와 차이는 유격수와 좌익수 정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떠난 강정호의 빈 자리는 공수에서 크게 느껴진다. 일단 주전 유격수 1순위 후보인 윤석민은 유격수로 뛴 경험이 없어 스프링캠프 내내 치열하게 훈련할 예정. 염경엽 감독은 3루보다 유격수가 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나이더도 로티노보다는 수비력이 나을 듯. 지난해 팀 최소 실책 2위(79개), 기본적으로 탄탄한 수비력을 갖고 있다. 서건창 외에 마땅히 뛸 선수가 없다는 건 다소 아쉽다. 하지만 넥센은 화력으로 이를 극복한다. 도루보다는 작전수행능력 쪽에서 강점이 있다. 이를 위한 백업 선수들도 풍부하다.
5. NC=평점 7.8점(10점 만점)
예상 주전 수비(투수 제외)=김태군(포수)-테임즈(1루수)-박민우(2루수)-모창민(3루수)-손시헌(유격수)-김종호(좌익수)-이종욱(중견수)-나성범(우익수)
300자평=NC의 수비력은 평균보다 조금 괜찮은 수준이다. 일단 야전사령관인 주전포수 김태군의 수비력이 정상급으로 올라왔다. 내야와 외야는 좋지만, 불안 요소가 있다. '경험 부족'이라는 단점을 어느 정도 떨쳐냈지만, 여전히 수비의 정교함 면에서 아쉬움이 있다. 내야엔 박민우, 외야엔 나성범 등의 수비가 아직 정상궤도로 진입하지 못했다. 특히 나성범의 우익수 전환도 아직 완전치 않아 보인다. 주루에서는 큰 강점을 갖고 있다. 테이블세터 박민우 김종호를 비롯해 어느 타순에서든 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작전수행능력은 승부처에서 경험 부족으로 인한 실수가 있긴 하지만, 나쁘지 않은 편이다.
6. LG=평점 7.6점(10점 만점)
예상 주전 수비(투수 제외)=최경철(포수)-정성훈(1루수)-손주인(2루수)-한나한(3루수)-오지환(유격수)-이병규(7번, 좌익수)-박용택(중견수)-이진영(우익수)
300자평=LG는 메이저리그 베테랑 내야수 한나한을 영입했다. 한나한의 수비 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단지 몸상태가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몸만 이상이 없다면 핫코너는 큰 이상이 없을 전망이다. LG는 지난해 3루 수비가 골칫거리였다. 외야 수비는 큰 구멍은 없다. LG 선수들의 주루 센스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지난 시즌 도루 성공률(0.621)이 높지 않았다. 실책은 82개로 적지 않았다. 한나한의 영입이 내야 실책을 줄이는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면 그만이다. 양상문 감독은 신년 하례식에서 야수들에게 주자 3루시 득점 성공률을 높이는 방안을 찾아달라고 주문했다. 작전수행능력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7. 롯데=평점 7.4점(10점 만점)
예상 주전 수비(투수 제외)=강민호(포수)-박종윤(1루수)-정 훈(2루수)-황재균(3루수)-문규현(유격수)-이우민(하준호)(좌익수)-아두치(중견수)-손아섭(우익수)
300자평=대단한 안정감은 아니다. 하지만 다른 팀들과 비교해 확 떨어지는 라인업도 아니다. 일단, 국가대표 포수 강민호의 존재가 든든하다. 공격형 포수라고 하지만, 수비도 타 팀 주전 포수들에 비해 떨어진다고 하기 힘들다. 내야는 최고의 1루 수비를 자랑하는 박종윤이 버티는 가운데 황재균-문규현의 3루-유격수 라인도 괜찮다. 정 훈은 어깨가 약한 것이 흠이지만, 시즌을 치를수록 수비 실력도 늘고 있다. 외야는 새로운 중견수 아두치의 적응이 관건. 좌익수는 아직 주전이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외야 수비의 달인 이우민이 들어가면 수비력이 상승될 수 있다. 롯데의 주루플레이와 세밀한 작전수행능력은 조금 떨어진다는게 냉정한 평가다.
8. 한화=평점 6.8점(10점 만점)
예상 주전 수비(투수 제외)=조인성(포수)-김태균(1루수)-정근우(2루수)-송광민(김회성)(3루수)-권용관(강경학)(유격수)-김경언(좌익수)-모건(중견수)-이용규(우익수)
300자평=한화는 모든 전력을 다시 처음부터 짜는 단계에 있다. 수비 및 조직력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2014시즌을 기준으로 했을 때 한화의 수비력은 리그 최하위급이라고 할 수 있다. 내·외야가 모두 불안하지만, 특히나 외야의 수비력이 더 떨어진다. 중계 플레이가 원활치 않고, 수비 범위도 좁았다. 외국인 선수 모건이 2015시즌 중견수를 맡게되는데, 수비력의 향상이 기대된다. 이용규가 정상 수비를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게 되면 외야는 경쟁력이 충분히 생긴다. 내야는 그래도 정근우와 권용관이 안정감을 줄 수 있다. 포수 쪽에서도 조인성의 무게감이 크다.
9. kt=평점 6.4점(10점 만점)
예상 주전 수비(투수 제외)=용덕한(포수)-장성호(김상현)(1루수)-박경수(2루수)-마르테(3루수)-박기혁(유격수)-김동명(김상현)(좌익수)-이대형(중견수)-김사연(우익수)
300자평=신생팀의 한계로 전력이 처지는 kt이지만, 그래도 수비에서는 어느정도 안정감이 있다. 딱 봐도 수비 중심의 라인업을 꾸린게 눈에 보인다. 포수 용덕한은 수비에 있어서 만큼은 믿고 지켜볼 수 있다. 박경수와 박기혁의 키스톤 콤비도 수비는 안정적이다. 이대형까지의 센터라인은 여타 구단과 비교해 밀리지 않는다. 문제는 나머지 포지션 선수들의 활약이 미지수라는 점. 김상현은 캠프를 통해 외야수로 뛸지, 1루에서 뛸지 정해진다. 주루쪽에서도 이대형 정도를 제외하면 크게 눈에 띄는 선수가 없다. 김사연의 활약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 현재 주전으로 유력한 선수들의 작전수행능력도 검증이 필요하다.
10. KIA=평점 6점(10점 만점)
예상 주전 수비(투수 제외)=이성우(포수)-브렛 필(1루수)-김민우(2루수)-이범호(3루수)-강한울(유격수)-나지완(좌익수)-김주찬(중견수)-신종길(우익수)
300자평=키스톤 콤비 안치홍 김선빈의 공백이 걱정이다. 2년차 강한울이 유격수, 베테랑 김민우와 박기남 박찬호가 주전 2루수 후보인데 아직 미정이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기대해볼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이전에 비해 안정감이 떨어진다. 무엇보다 주전을 꼽기 어려운 포수 포지션이 약점으로 지목된다. 이성우와 백용환은 경험이 부족하고, 차일목은 경기력이 떨어져 있다. 최희섭이 지명타자로 들어올 경우 나지완이 좌익수로 나서야 하는데, 외야 수비에 허점이 생긴다. 이대형이 빠지면서 기동력 약화가 예상되는데, 강한울의 빠른 발에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