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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신재웅 연봉 94% 인상 뒷얘기, 구단을 놀래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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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의 연봉 협상이 거의 마무리돼 가고 있는 가운데 필승조 좌완 신재웅의 협상 자세가 주목을 받을 만하다.

신재웅은 올해 연봉으로 1억5500만원에 사인했다. 지난해 연봉 8000만원에서 93.8% 인상된 금액이다. 지난해 선발에서 불펜으로 전환하며, 150km를 육박하는 빠른 속도와 스트라이크 존을 넓게 쓰는 예리한 제구력으로 LG가 4강에 진출하는데 공헌했다. 2014시즌에 57경기에 등판, 8승3패8홀드, 평균자책점 3.80을 기록했다.

그런데 신재웅이 협상 과정에서도 투구를 하는 것 처럼 날카롭고 정교한 면모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그는 첫 번째 협상 자리에서 구단이 설명하는 연봉 산정 결과에 대해 고과 평가 과정과 단장의 정성평가까지 전 과정을 꼼꼼하게 경청했다.

이후 미팅 자리에서부터 신재웅 본인이 준비한 자료를 내놓기 시작했다. 구단의 연봉 산정 방식에 대해 허점을 예리하게 파고 들었다. 자신이 제시한 연봉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이같은 미팅은 수차례를 거듭했다.

이 과정에서 신재웅은 고과 평가 중 모호한 부분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다.

LG 구단은 신재웅이 제기한 부분을 명확히 설명하기 위해 미팅이 끝나면 반나절 가까운 회의를 거쳐 재확인하기도 했다. 또 일부 미흡했던 점은 더 정교히 다듬었다. 이 과정에서 연봉 실무자들은 신재웅이 지난 시즌 플레이했던 경기 비디오를 다시 보기까지 했다.

LG 구단 관계자는 "신재웅이 연봉 협상에서 감정을 앞세우지 않고, 자신이 준비한 근거를 갖고 의견차를 좁혀나갔다. 또 최종 합의안을 깔끔하게 수용하는 자세를 보여줬다"면서 "논리로 치열하게 고민을 함께 해 준 덕분에 고과 시스템이 더욱 정교해졌다"고 말했다.

신재웅은 "연봉 협상을 담당한 구단 관계자가 나 때문에 고생이 많았는데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LG 백순길 단장은 "신재웅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지난 시즌 영광을 함께 해준 고마운 선수이다. 조금이라도 더 챙겨주고 싶은 마음뿐이었다"고 말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