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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상식백과]12. 태극전사, 태극기 대신 호랑이 품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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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한국시각) 호주 멜버른렉탱귤러스타디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15년 호주아시안컵 조별리그 B조 2차전을 치르기 위해 북한 선수단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이 차려 입은 상하의 흰색 유니폼의 왼쪽 가슴엔 북한축구협회 엠블럼이 아닌 인공기가 붙어 있었다. 이번 대회에 나선 16팀 중 자국 협회 엠블럼 대신 국기를 가슴에 달고 나온 팀은 북한과 이라크 두 팀 뿐이다. 두 팀 모두 협회 엠블럼이 있지만, 좀 더 익숙한 국기를 가슴에 달고 아시아 무대에 나섰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인정하는 대표팀 간 경기(A매치)는 엄밀히 말하면 국가 간 승부가 아니다. 협회대항전이다. '축구 종가' 영국이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 북아일랜드 4개 협회로 나눠 경기를 치르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슈틸리케호가 태극마크 대신 대한축구협회를 상징하는 푸른 호랑이 엠블럼을 가슴에 다는 것도 바로 이런 성격 때문이다. '숙적' 일본은 까마귀, 중국은 용, 잉글랜드는 3마리의 사자 등 고유의 엠블럼을 갖고 있다. 다만 강제사항은 아니기 때문에 협회 엠블럼 대신 자국 국기를 달아도 별다른 제재는 없다. 다만 국제올림픽평의회(IOC)가 주관하는 올림픽에선 모든 팀이 협회 엠블럼을 달 수 없다. 올림픽이 각 종목 협회가 아닌 국가대항전의 성격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나섰던 올림픽대표팀이 카메룬과의 조별리그 1차전 직후 IOC의 지적을 받아 부랴부랴 파란색 유성펜으로 협회 엠블럼을 지우고 이탈리아와의 2차전을 뛴 바 있다.

A대표팀도 2002년 한-일월드컵 전까지는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대표팀에 선발된 선수를 두고 '태극마크를 달았다'는 표현이 나온 이유다. 한-일월드컵 이후 태극마크는 유니폼 오른쪽 소매 끝으로 자리를 옮겼다. 올림픽대표팀은 본선에 한해 엠블럼 대신 태극기를 단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