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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스, 2G 만에 해결사 라이온스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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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오리온스가 리오 라이온스 효과를 영입 2경기 만에 확실히 봤다. 그것도 정말 중요했던 공동 4위 부산 KT 소닉붐전에서 말이다.

오리온스는 16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T와의 홈경기에서 71대70으로 신승, KT를 5위로 밀어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와 함께 18승17패로 공동 4위를 달리던 오리온스는 KT전 승리로 19승17패가 되며 4위 자리를 지켰다. 7위 창원 LG 세이커스가 밑에서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상황에서 한숨을 돌릴 수 있는 값진 승리.

우여곡절 속에 데려온 라이온스 덕에 웃을 수 있었던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이었다. 라이온스의 해결사 본능이 제대로 드러난 경기. 사실 오리온스는 이날 경기를 매우 힘겹게 풀어갔다. 경기 초반 플레이오프를 연상시키는 분위기 속에 양팀 선수들 모두 긴장을 했다. 먼저 기선을 제압한 쪽은 KT였다. 센터 찰스 로드(15득점)가 공-수에서 힘을 내는 가운데, 토종 센터 김승원(15득점)이 빈 자리를 잘 찾아들어가며 득점에서 팀에 큰 공헌을 했다. 허리 부상으로 결장한 가드 전태풍의 공백은 이재도(17득점)가 잘 메워줬다. 전반 종료 스코어 40-28 KT의 리드, 그리고 3쿼터 종료 시점에도 57-49 KT의 리드였다.

하지만 4쿼터 라이온스가 경기 분위기를 완전히 바꿨다. 3쿼터 잘 뛰던 트로이 길렌워터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코트에 들어온 라이온스는 3쿼터까지 9득점으로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의욕은 넘쳐보였지만, 슛이 부정확했고 어이없는 실책을 범하기도 했다.

그러나 4쿼터 시작하자마자 터진 추격의 3점포가 라이온스의 기를 확실히 살렸다. 이 3점포 덕에 52-57 추격의 사정권에 들어갔고, 이어 터진 허일영의 3점포로 경기 분위기는 오리온스쪽으로 확실히 넘어왔다. 57-57 동점상황. 라이온스의 쇼타임이 시작됐다. 로드의 거친 수비를 제치고 레이업슛을 성공시키며 역전 바스켓카운트를 얻어냈다. 라이온스는 처음 선보이는 홈팬들 앞에서 포효했다. 이어진 62-60 리드 상황에서도 도망가는 득점을 성공시킨 라이온스는 동료가 실패한 슈팅을 탭슛으로 연결시켜 점수차를 6점으로 벌렸다. 결국 KT는 이 6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패하고 말았다. 조성민의 3점포와 속공 득점으로 경기 종료 직전 70-69 역전에 성공했지만, 임재현에게 결승포를 허용하고 마지막 공격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19득점 6리바운드. 눈에 보이느 성적은 대단하지 않았지만 중요한 시점 해결사로서 역할을 해줬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특히, 마지막 임재현의 결승골 장면 때 자신이 1대1 공격을 하는 패턴이 지시됐지만, 무리하게 공격을 고집하지 않고 비어있는 동료를 살려준 선택은 좋았다. 로드가 골밑에서 버티고 있는 가운데 무리하게 파고들어가다 슛을 했다면 그만큼 성공률은 떨어졌을 것이다.

고양=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