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것만 잘하면 된다. 경기력과 승리,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슈틸리케호는 17일(이하 한국시각) 호주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개최국 호주와의 2015년 아시안컵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앞선 두 경기는 '졸전'이었다. 특히 13일 쿠웨이트전이 끝난 뒤 슈틸리케 감독은 쓴소리를 내뱉었다. "오늘부터 우리는 우승후보가 아니다." 여론이 비난하는 졸전을 스스로 인정한 슈틸리케 감독이었다. 당시 슈틸리케 감독은 왜 졸전을 펼쳤는지에 대해 상세하게 밝혔다. "(쿠웨이트의 전력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었음에도 경기 중 상당 부분은 쿠웨이트가 우세했다. 쿠웨이트가 볼 경합과 패스에서 우리보다 우세했다. 승리는 행운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 철학은 높은 볼점유율 속에서 패스를 통해 이기는 축구다. 동시에 세 가지 조건을 만족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이 바라는 점은 일정 수준의 경기력이다.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보완하고 싶어한다. 그 보완은 훈련에서 이뤄진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이 불만을 드러낸 것 중 하나가 태극전사들의 응용력이다. 훈련에선 좋은 모습을 보이다가도 실전에선 다른 모습을 보인다. 자신의 역할은 숙지하고 있지만, 실제 경기에 돌입했을 때 훈련 때의 움직임이 나오지 않으면서 조직력에 붕괴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수많은 상황에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래서 슈틸리케 감독은 '우리의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호주와의 충돌을 하루 앞둔 16일 기자회견에서 "호주가 어떤 플레이를 할 지 걱정하고 있지 않다. 우리 플레이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8강 전략도 비슷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상대 팀이 어느 팀이 될 지 중요하지 않다. 우승까지 가려면 어느 팀과 맞붙어야 한다. 중요한건 우리 내부 영향이다"고 말했다.
베테랑 수비수 곽태휘(34·알 힐랄)도 슈틸리케 감독의 생각과 한 목소리를 냈다.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곽태휘는 "조건은 동일하다. 우리의 조직력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감독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우리가 경기장에 들어갔을 때 어떻게 풀어갈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브리즈번(호주)=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