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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 성장으로 亞내야수 편견 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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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고비는 넘었다. 가장 우려했던 것은 피츠버그가 터무니없는 헐값을 제시해 강정호(28)가 빈손으로 태평양을 건너오는 것이었다. ESPN의 4년 계약합의 보도를 종합해 볼때 에이전트와 피츠버그 고위층은 큰 틀에선 의견일치를 본 것으로 파악된다.

기회라는 측면에서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포스팅 승자로 피츠버그가 알려졌을 때만 해도 모든 이들이 놀랐다. 대표적인 스몰마켓인 피츠버그가 포스팅 금액(500만2015달러)에 다년계약 몸값까지 이중 부담을 할 수 있겠느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있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평균 연봉(381만달러)을 상회하는 연간 400만달러 안팎의 연봉은 입지를 잡는 데는 걸림돌이 안된다.

팀내에서도 강정호는 8번째 고액 연봉자로 자리매김 한다. 내야수로는 3번째 고액 연봉이다. 향후 트레이드나 FA 추가영입으로 변수가 생길 수 있지만 현재로선 연봉으로 '베스트 나인'이다.

팀내 최고몸값은 지난해 12월 FA계약으로 팀에 잔류한 투수 프란시스코 리리아노의 3년 3900만달러다. 외야수 앤드루 맥커친은 6년5150만달러, 연평균 858만달러로 야수 1위다. 이밖에 투수 찰리 모톤이 6년간 3100만달러, 외야수 스탈링 마르테가 6년간 3100만달러다. 베테랑 투수 A J 버넷은 850만달러의 연봉을 받는다. 이밖에 내야수 닐 워커와 내야수 페드로 알바레스는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가지는데 강정호보다 높은 연봉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 정도면 갖은 편견과 왜곡된 시선에도 불구하고 강정호로선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은 셈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늘 그랬던 것처럼 서두르지 않고 우직하게 성장의 길을 걷는 것이다. 강정호의 가장 큰 장점은 성실성이다. 자기 몸관리가 철저하며 파워를 늘리기 위해 수년간 체격을 체계적으로 키웠을 만큼 미래지향적이다. 아시아 출신 내야수들은 안된다는 편견은 일본선수들의 연이은 실패에서 덧씌워진 멍에다.

좀더 강한 땅볼타구와 평균구속이 약 10km 더 빠른 강속구 대처는 향상될 수 있다. 강정호는 한국에선 정상급 선수지만 아직 20대다. 최전성기는 몇 년 더 남았다. 한국에서 만들어진 무기를 가지고 메이저리거들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 토대위에 새로운 무기를 만들 능력도, 시간도 있다. 다년 계약과 예상보다 넉넉한 대우는 강정호의 성장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강정호가 던진 도전에 이미 '성장'이라는 메시지가 담겨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