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슈틸리케호에 비상등이 켜졌다. 이청용(27·볼턴)의 부상이 심각하다. 2015년 호주아시안컵 남은 경기를 뛸 수 없게 됐다.
13일(한국시각) 대표팀 관계자에 따르면, 이청용은 12일 호주 캔버라의 한 병원에서 정밀검진을 받은 결과, 3주 진단을 받았다.
10일 오만전에서 오른쪽 윙어로 선발 출전한 이청용은 흠이 없었다. 스루패스와 돌파, 광활한 활동반경을 보였다. 오만 수비수들이 이청용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것이 화였다. 오만의 거친 태클에 쓰러졌다. 오른정강이를 강타당했다. 그는 후반 32분 교체됐다.
경기가 끝난 뒤 이청용의 부상은 가벼운 타박상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쿠웨이트전을 하루 앞둔 12일 상황은 급변했다. 이청용은 호주 맥컬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쿠웨이트전 최종 훈련에 손흥민(레버쿠젠) 김창수(가시와)와 함께 불참했다.
부상을 한 부위는 이청용이 이미 한 차례 부러졌던 오른정강이다. 2011년 7월 31일 웨일스 뉴포트카운티와의 프리시즌에서 오른 정강이 하단 3분의 1지점의 경골과 비골이 골절됐다. 선수 생명이 흔들렸다. 다행히 2012년 5월 9개월여 만에 복귀했지만 운명은 가혹했다. 이청용의 공백에 아파했던 볼턴은 끝내 2부로 강등됐다. 부상 후유증은 꽤 길었다. 2013년 제자리를 잡는 듯 했지만 지난해 브라질월드컵에서 부진했다.
아직 박아놓은 철심을 빼지 않았다. 그래서 기압이 낮아지거나 90분 풀타임을 소화한 뒤에는 정강이 쪽이 울리고 통증을 느낀다고 한다.
이청용의 전력 이탈은 슈틸리케호의 큰 손실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 이청용은 부동의 오른쪽 윙어였다. 5차례 평가전 중 체력회복을 위한 사우디아라비아전만 결장했을 뿐 4경기를 모두 소화했었다.
그렇다면 이청용의 빈 자리는 누가 채울까. 포지션 경쟁자 중에선 한교원(25·전북)이 있다. 그 동안 한교원은 이청용의 백업 멤버였다. 입지는 위협적이었다. 지난해 11월 14일 요르단 원정 당시 결승골을 터뜨리며 슈틸리케 감독의 눈을 사로잡은 적이 있다. 남태희(24·레퀴야)도 대체자가 될 수 있다. 남태희는 섀도 스트라이커지만, 측면 공격도 소화할 수 있는 멀티 능력을 갖췄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도 오른쪽 윙어로 나섰다. 스위스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선 박주영의 선제골을 돕는 날카로운 크로스를 배달하기도 했다.
캔버라(호주)=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