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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만의 마법, 사우샘프턴 재도약 이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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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초의 기세를 잃고 추락하는 듯 했던 사우샘프턴이 어느새 리그 3위로 재도약했다.

사우샘프턴은 12일(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14-1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1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전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사우샘프턴은 올시즌 12승3무6패, 승점 39점으로 맨유(승점 37점)를 끌어내리고 리그 3위로 올라섰다. 지난 12월 21일 지난해 12월 9일 맨유전 1-2 패배로 3위 자리를 내주며 5위로 추락한 이래 한달여만의 복귀다. 최근 5경기에서 4승1무의 가파른 상승세다.

사우샘프턴은 리그 초반 첼시에 이어 2위를 질주하며 상승세를 탔지만, 11월 30일 맨체스터시티 전 0-3 참패를 시작으로 '죽음의 일정'에 허덕였다. 아스널-맨유 등 상위권 팀에 잇따라 패하며 '반짝 상승세'라는 비아냥거림을 받았다. 하위권팀 번리, 3부리그 쉐필드 유나이티드(리그컵)에게까지 무너지며 급속도로 추락했다.

'겁없이 날뛰던' 공격진의 부진이 컸다. 그라치아노 펠레-두산 타디치 등 상승세를 이끌던 선수들이 일제히 침묵했던 것. 핵심 선수 모르강 슈나이덜린의 부상도 큰 영향을 끼쳤다.

이때 산전수전 다 겪은 노장 로널드 쿠만 감독의 전술과 용병술이 돋보였다. 지난달 27일 에버턴 전에서 3-0 대승을 거두며 한숨을 돌린 쿠만 감독은 교체 멤버로 활용되던 사디오 마네에게 적극적인 기회를 부여했다. 마네는 크리스탈 팰리스(3-1 승), 첼시(1-1 무), 아스널(2-0 승) 전에서 3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감독의 기대에 보답했다.

상승세를 이끌던 마네가 부상으로 빠졌지만, 쿠만은 이날 맨유 전에서도 상대의 3백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며 1-0 승리를 거뒀다. 특히 전반 20분 토비 알더르베이렐트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투입된 플로린 가르도스가 제몫을 다했고, 후반 17분 교체투입된 두산 타디치가 결승골을 터뜨린 점은 쿠만의 용병술을 칭찬할 수밖에 없다.

수문장 프레이저 포스터를 축으로 라이언 버틀랜드-나다니엘 클라인-알데르베이럴트 등이 펼치는 견고한 수비가 올시즌 사우샘프턴을 이끄는 힘이다. 올시즌 단 15골만 내주며 선두 첼시(19골)보다 앞선 최소 실점 부문 1위다. 21경기 중 무려 11경기에서 클린 시트(0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쿠만 감독은 맨유 전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시즌 4위도 충분히 가능하다"라며 EPL 톱4를 겨냥했다. 쿠만 감독은 아스널 전을 앞두고도 "우리가 아스널보다 높은 순위로 시즌을 마칠 것"이라고 도발하는 등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을 향한 열망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빅 클럽들과의 대결도 더이상 두렵지 않다. 맨유 전 승리는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는 여유도 보였다.

사우샘프턴은 우여곡절 끝에 잔류한 슈나이덜린에게 후회가 아닌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지난 시즌 리그 8위, 올시즌 초 2위의 성적이 단순한 '반짝'이 아님도 증명하고 있다. 사우샘프턴이 EPL 톱4의 강팀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