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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컵]손흥민이 밀집 수비 뚫으려면? '공간창출&조급함 버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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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세이셔널' 손흥민(레버쿠젠)의 돌파 및 슈팅은 제로톱을 앞세운 슈틸리케호의 주요 공격 루트다. 손흥민이 상대를 뚫어야 슈틸리케호의 공격이 살아난다.

한국 뿐만 아니라 외부의 시선도 다르지 않다. 한국의 에이스로 손흥민을 주목하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지난해 12월 20일 '호주아시안컵을 빛낼 영건 5명'을 선정하며 손흥민의 이름을 가장 먼저 올렸다. '역동적인 스트라이커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전술 중심'이라고 설명했다. 호주의 언론인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손흥민을 '호주아시안컵 5대 스타'로 손흥민을 꼽았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지난해 12월 31일 손흥민을 '2015년에 주목해야 할 선수 16인' 중 한명으로 선정했다.

기대가 컸지만 오만전에서 손흥민은 침묵했다. 5백을 내세운 오만의 질식수비에 막혔다. 인상적인 장면은 2~3차례 뿐. 전반 6분, 기성용의 40m 롱패스를 감각적으로 받아낸 뒤 로빙 슈팅으로 연결했다. 크로스바에 막혔다. 전반 44분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를 연상케하는 무회전 프리킥으로 오만을 깜짝 놀라게 했다. 오만의 골키퍼 알 합시가 공의 궤도를 끝까지 추격해 온 몸으로 막아냈다.

기록상으로는 준수했다. 총 5개의 슈팅을 기록했고, 2번의 찬스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상대의 견제가 집중되자 손흥민의 창은 무뎌졌다. 공을 잡으면 2~3명의 수비가 그를 집중 방어했다. 공간을 내주지 않기 위해서다. 2~3차례 시도한 중거리 슈팅은 번번이 수비벽에 막혔다. 공격 전개가 원활하지 않자, 서두르다 공을 빼앗기는 장면도 많았다. 특유의 폭발적인 드리블 돌파와 측면 침투가 막혔고, 슈틸리케호 공격의 날카로움도 실종됐다. 손흥민은 "상대가 수비적으로 나오다보니 득점하기가 쉽지 않았다. 슈팅할 공간이 부족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 오만전이 최적의 답을 찾는 과정이 돼야 한다. 아시아 무대에서는 호주, 일본, 이란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팀들이 한국을 상대할 때 엉덩이를 뒤로 뺀 채 경기에 임한다. 한국의 2차전 상대인 쿠웨이트도 밀집수비를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뚫어야 산다. 밀집수비에 대처하는 경험이 부족한 손흥민 앞에 놓인 답안은 크게 두 가지다. 슈틸리케 감독이 첫 번째 해답을 제시해줬다. 슈틸리케 감독은 "밀집수비를 뚫기 위해서는 침착하고 차분하게 기다려야 한다. 초반 득점에 실패하면 부담감을 느끼고 조급해진다"고 했다. 급할수록 돌아가는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돌파가 계속 막히면, 차분히 중원에서부터 경기를 풀어나가는 여유를 찾아야 한다. 호주가 개막전에서 쿠웨이트에 선제골을 허용하고도 정상적인 플레이를 펼쳐 역전승(4대1)을 이끌어낸 모습을 참고해야 한다.

공간 창출의 모범 답안은 동료와의 연계 플레이다. 지난해 11월 22일 독일 분데스리가 하노버전에서 시즌 11호골을 넣었던 장면을 복기해보자. 손흥민이 왼측면에서 공을 잡았다. 당시 하노버의 수비수 5명이 페널티박스 안을 지켰다. 이때 2선 공격수인 벨라라비가 손흥민의 앞쪽으로 사선 돌파를 시도했고 동시에 키슬링이 오른쪽으로 움직였다. 순식간에 중앙에 빈 공간이 생겼다. 손흥민은 중앙으로 이동해 반박자 빠른 슈팅으로 하노버의 골망을 흔들었다. 7명의 수비가 손흥민에게 달려 들었지만 이미 슈팅한 볼이 그의 발을 떠난 뒤였다. 공격수 3명이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만들어낸 밀집수비 공략법이었다. 손흥민의 개인 능력이 아닌 동료와의 호흡, 약속된 플레이가 동반되어야 한다. 슈틸리케호에서도 조영철(카타르SC) 구자철(마인츠) 등 동료와의 약속된 움직임을 선보인다면 손흥민의 강점인 스피드와 반박자 빠른 슈팅이 살아날 수 있다. 8강행의 분수령이 될 쿠웨이트와의 2차전에서 손흥민에게 기대하는 모습이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