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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임박' 강정호 향한 부정적 시선, 문제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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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계약이 임박했다. 계약규모가 관건으로 떠오른 지금, 현지 언론에서 또 한 번 부정적인 기사가 나왔다.

피츠버그 현지 언론인 피츠버그 포스트-가젯은 11일(한국시각) '강정호의 계약이 홈런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말 그대로 강정호가 피츠버그에 '대박'을 안길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다. 강정호에 대한 의구심을 그대로 드러냈다.

칼럼을 작성한 진 콜리어는 '닐 헌팅턴 단장이 돈을 실은 고무보트를 태평양에 띄우려 하고 있다'며 검증되지 않은 강정호를 영입하려는 피츠버그의 행보를 비판했다.

칼럼 서두에선 영화 <밀리언 달러 암>의 소재가 됐던 인도 출신 투수 린쿠 싱의 예를 들었다. 싱은 2008년 동명의 리얼리티 TV쇼에서 88마일(약 142㎞)을 던져 우승자가 됐고, 미국에서 투수 수업을 받고 2009년 피츠버그에 입단했다. 하지만 아직 빅리그에 올라오지 못했다. 2012년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엔 아예 출전 기록이 없다.

이 매체는 싱이 인디애나가 아닌 인도에서 던졌던 88마일은 미국에선 배팅볼 수준이었다고 비꼬았다. 검증되지 않은 선수 영입에 대한 위험성을 지적하는 것이었다. 더구나 강정호는 포스팅 비용으로 500만2015달러(약 54억원)을 지출했고, 에이전트인 앨런 네로는 연평균 500만달러 수준의 계약을 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싱보다 위험성이 큰 게 사실이다.

콜리어는 강정호의 포스팅에서 피츠버그가 승리한 뒤, 현재까지 진행과정을 언급했다. 네로가 계약을 낙관하고 있지만, 피츠버그는 강정호 외에도 연봉조정 자격을 갖춘 선수들 때문에 총 연봉이 1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덧붙였다.

이 매체는 계속 해서 강정호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바로 피츠버그가 강정호의 가치를 잘못 평가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강정호가 정말 주전으로 나설 수 있는 파워히터라면, 나머지 29개 구단이 피츠버그가 포스팅에서 승리하도록 놔뒀을까'라며 포스팅 결과가 밝혀졌을 당시, 피츠버그가 의외였다는 네로의 당시 반응을 전했다. 강정호에 관심이 있던 다른 구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콜리어는 이 구단을 피츠버그와 같은 내셔널리그 중부지구팀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봤다.

또한 강정호의 검증되지 않은 수비력과 공격력을 언급하며, '2년 1000만달러나 3년 1400만달러를 받을 선수는 아니다'라고 평했다. 피츠버그 내야에 자리가 없는 점을 들며, 피츠버그가 현재 선수들을 지키는 것을 선호한다고 했다.

물론 강정호의 활약 여부에 따라, 기존 선수의 트레이드 가능성도 있다. 콜리어는 칼럼 말미에 '모든 것은 강정호에게 달렸다. 강정호의 타격 비디오를 보면, 앞다리를 든 다음 유연한 동작을 보인다. 이것은 마치 스즈키 이치로나 대릴 스트로베리를 연상시킨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피츠버그의 태평양 연안에서의 기록(아시아 선수 영입기록)은 짧고 씁쓸했다'며 이와무라 아키노리의 예를 들었다. 이와무라는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3년간 뛴 뒤, 2009년 말 피츠버그로 트레이드됐으나 2010시즌에 54경기서 타율 1할8푼2리에 그친 뒤 방출됐다.

이처럼 현지 언론에서 부정적인 시선이 제기되고 있지만, 크게 신경 쓸 일은 아니다. 빅리그에서 검증되지 않은 선수에게 의구심을 표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이미 류현진이 LA 다저스에 입단할 때도 현지에서 검증되지 않은 선수에게 지나치게 큰 금액을 투자한다는 비판이 있었다. 하지만 류현진이 다저스의 3선발로 확실하게 자리잡은 지금, 당시 투자한 6년간 3600만달러, 포스팅 포함 6170만달러에 대해 '아깝다'고 말하는 이들은 없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