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이 스티븐 제라드와 벌써 이별을 준비하는 듯 하다.
제라드는 2014~2015시즌 후 미국메이저리그사커(MLS)의 LA갤럭시에 둥지를 튼다. 1987년 리버풀 유스팀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제라드는 1998년 1군 무대에 데뷔한 이후 무려 17시즌 동안 리버풀에서만 활약한 원클럽맨이다. 중원과 최전방 공격을 모두 소화하는 제라드는 리버풀에서 뛰면서 두 차례 FA컵 우승과 세 차례 리그컵 우승, 한 차례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 한 차례 UEFA컵 우승 등 팀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그의 이적에 리버풀은 충격이었다.
경기는 계속된다. 리버풀은 10일(이하 한국시각) 선덜랜드와의 원정경기에서 1대0으로 신승했다. 제라드는 전반 45분만 소화하고 로브렌과 교체됐다. 이른 이탈이었다. 제라드의 공백은 있었지만 리버풀은 전반 8분 터진 마르코비치의 골을 끝까지 지켰다.
제라드의 주장 완장을 넘겨받은 주인공은 조던 헨더슨(25)이었다. 제라드가 자신의 후계자로 꼽은 인물이다. 헨더슨은 2011년 선덜랜드에서 리버풀로 이적했다. 제라드와 함께 중원을 지휘하고 있는 그는 올시즌 부주장에 선임되며 '캡틴' 제라드와 찰떡 궁합을 과시하고 있다.
헨더슨은 제라드가 자리를 비운 후반 중원을 지휘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브렌던 로저스 리버풀 감독도 반색했다. 그는 "헨더슨에게 부주장직을 맡긴 데엔 다 이유가 있었다. 헨더슨은 축구 선수로서 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크게 성장했다. 모두가 오늘 경기서 헨더슨이 발휘한 영향력을 확인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제라드가 필드 위에 나서지 않을 때 팀의 실질적인 리더 역할을 해내는 선수가 헨더슨이다. 제라드 이후 팀의 주장직을 맡을 선수로는 헨더슨보다 나은 재목이 없다"고 덧붙였다.
리버풀의 세대 교체가 시작됐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