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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의 구인득인, 한현희 3선발 낙점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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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득인(求仁得仁),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이 2015년 새해를 맞아 떠올린 사자성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었다는 뜻이다.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실패'를 맛본 넥센으로선 '성공'을 위해 필요한 것들이 많다.

이중에서 가장 절실한 것이 바로 '토종 선발'이다. 넥센은 지난해 정규시즌에서 우승팀 삼성 라이온즈와 똑같이 78승을 올렸다. 하지만 팀내 두자릿수 승리 투수는 외국인 선수 두 명뿐이었다. 밴헤켄이 20승을, 대체 외국인 선수 소사가 10승을 기록했다. 토종 최다승은 문성현의 9승이었다.

믿었던 문성현과 오재영의 동반부진이 뼈아팠다. 염 감독은 5월 말 이들을 최상덕 투수코치와 함께 2군으로 내려보냈다. 스프링캠프를 다시 한 번 하는 느낌으로 모든 걸 처음부터 새로 했다.

당초 3,4선발로 기대했던 이들을 한 달 넘게 '없는 선수' 취급한 건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특단의 조치로 남은 시즌과 포스트시즌에서 활약을 볼 수 있었지만, 풀타임 선발이 없다는 건 넥센의 뼈아픈 아킬레스건과 같았다.

염 감독의 '구인득인' 속 가장 큰 퍼즐은 바로 선발투수다. 특히 이중에서도 선발로 전환하는 사이드암 한현희가 열쇠를 쥐고 있다. 염 감독은 "올해 3선발은 한현희"라고 못박았다. 선발로 뛴 문성현과 오재영보다도 한현희를 앞 순번에 놓았다.

염 감독은 "밴헤켄과 피어밴드 뒤로 한현희가 3선발 후보다. 문성현과 오재영은 4,5선발 후보다. 또한 하영민, 금민철, 최원태, 김해수, 박정준, 신명수가 선발로 준비한다"고 구상을 밝혔다.

한현희는 데뷔 시즌이었던 2012년 전천후 투수로 뛰면서 선발로 4경기에 나선 경험이 있다. 하지만 이후 넥센의 셋업맨으로 자리잡아 2년 연속 홀드왕을 차지했다. 정상급 불펜투수를 왜 갑자기 선발로 전환시키는 것일까.

염 감독은 한현희를 3선발로 언급하면서 "어느 정도까지 기회를 주겠다"고 선언했다. 그 기준점은 바닥을 치기 전까지다. 어찌 보면 무모한 도전이 될 수도 있다.

한현희는 이제 프로 4년차다. 데뷔 때부터 1군에서 뛰며 성공가도를 달렸지만, 포스트시즌에서의 부진 등 정체되는 모습이 노출됐다. 보직 전환은 한현희의 성장이 정체되지 않게 하기 위한 수단이다.

사이드암투수 한현희는 분명 매력적인 공을 던진다. 빠르고 무브먼트가 좋은 공을 선발로 길게 던질 수 있다면, 넥센의 선발 구인난을 해결할 수 있다. 그 중심에는 '새 구종 장착'이 있다.

염 감독은 "현희가 선발투수로 뛰면서 구종을 하나 늘릴 것이다. 만약 선발로 실패해서 중간으로 돌아가도 문제 될 게 없다. 오히려 새로 추가한 구종으로, 더 좋은 투수가 될 것이다. 왼손타자 상대가 더 수월해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한현희도 선발 전환을 반기고 있다. 그는 "아직 어려서 그런지 선발 욕심이 있어서 좋다. 셋업맨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기회를 주시는데 던져야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어 "선발로는 던지려면 구종을 늘려야 한다. 생각한 건 두 가지 정도 있다. 팀에서 최소 10승을 기대하고 있는 것 같다. 올 겨울은 정말 중요하다. 캠프 때 투구수를 늘리는 게 숙제"라고 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