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은 PC방 업계에서 '성수기'로 통하는 기간이다. 청소년, 대학생 손님이 증가해 매출을 올리기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성수기는 그렇지 못하다. 2014년 12월 겨울방학 성수기를 맞이한 후 벌써 한 달이 지났지만 PC방 매출은 나아진 게 없다.
PC방 불황이 올해는 더 심해졌다. 연말에는 이용자가 늘어나는 듯 했으나, 신년에 다시 꺾이고 있는 추세다. 주말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꽁꽁 얼어붙은 날씨만큼이나 이용자의 소비 심리도 위축되어 가고 있다.
서울에서 PC방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이제 PC방에서 성수기는 옛말이다. 방학임이 분명한데도 주말이 평일보다도 못하다. 이렇게 손님이 지속적으로 감소한다면 앞으로 운영이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PC방을 찾는 손님이 줄어든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큰 요인은 PC방에서 즐길만한 게임이 줄었다는 점이다. PC방에서 이용자가 가장 많이 즐기는 게임은 아직도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와 '피파온라인3(이하 피온3)'라 할 수 있다.
LOL과 피온3의 강세로 다른 온라인게임의 이벤트나 PC방 혜택 등은 크게 줄었다. 다른 온라인게임은 두 게임에 가려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손님들이 꾸준히 찾을 만큼 흥행성 있는 온라인게임이 나타나질 않고 있다.
담배 가격 인상도 그 이유 중 하나다. 2015년 1월 1일을 기해 담배의 가격이 대폭 인상되면서, 매장의 주 고객이라 할 수 있는 흡연 이용자의 소비 심리가 위축됐다. 작년 PC방 전면금연과 함께 올해 담뱃값 인상으로 PC방 매출에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PC방의 양극화 현상도 매출하락의 원인이 된다. 최근엔 PC방이 대형화되면서 많은 이용자가 중소매장을 찾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특정 상권에 대형 매장이 들어서게 되면, 그 상권에 속한 중소매장은 살아남기 힘들다. 많은 이용자가 한쪽으로 편중되면서 대부분 업소들은 성수기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중소 PC방 입장에선 특별한 장점을 부각시켜 차별화를 주지 않는다면 설 자리가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중소 PC방의 위기는 업계 전체의 위기로 다가온다. 이처럼 방학 성수기에 매출이 늘지 않으면서, 아예 PC방 사업을 접는 업주가 늘고 있다.
때문에 최근 중소 PC방 사이에선 불황을 타개할 다양한 방법들을 모색하고 있다. 단순히 PC방 영업에만 그치지 않고, 상권 내 게임 대회를 개최해 이용자를 유치하거나 지역 PC방모임을 활성화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생존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신현민 게임어바웃 기자 www.gameabou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