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첫해에 1군에서 뛰었다면 소속팀의 선수층이 두텁지 못하거나, 기존 선수 수준의 경기력을 갖춘 경우다. 프로야구 수준이 높아지면서 데뷔 첫해부터 1군 무대에 서는 선수를 보기 어려워졌다. 원광대를 졸업하고 지난해 KIA 타이거즈에 입단한 강한울(24)은 첫해에 1군 경기 93게임에 출전했다. 팀 상황이 강한울을 필요로 했고, 가능성을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다.
2015년 시즌을 앞두고 프로 2년차 내야수 강한울을 주목해야할 것 같다. 키스톤 콤비 안치홍과 김선빈이 입대하면서 타이거즈 내야진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아직 포지션 주인공이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구단 안팎에서 '주전 유격수 강한울' 얘기가 나온다. 여러가지 변수가 도사리고 있는데, 현 상황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가 강한울이다.
프로 2년차에 찾아온 기회. 그것도 내야 수비의 핵인 유격수 포지션이다.
지난해 타격 성적만 놓고보면 긍정적인 면이 많다. 93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6푼4리(208타수 55안타), 14타점, 32득점, 4도루. 홈런은 없었지만 2루타 5개, 3루타 4개를 때렸다. 타격능력에 주루능력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2할대 초반의 득점타율이 다소 아쉽지만 루키 시즌이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KIA 구단은 2600만원이 오른 내년 연봉 5000만원에 기대치를 담았다.
하지만 유격수로서 가장 중요한 수비력은 아쉬움이 컸다. 강한울은 주로 유격수로 뛰면서 3루수, 2루수로도 나섰다. 지난 시즌 실책 11개가 눈에 띈다. 전체 공동 8위이고, KIA 선수 중에서는 실책이 가장 많았다.
KIA 관계자에 따르면, 병살 상황에서 연결 동작이 매끄럽지 못해 실수가 잦았다. 또 쉬운 타구를 어이없이 놓칠 때가 있었다. 신인이다보니 긴장할 때가 많았고 집중력이 흐트러지곤 했다. 안정성이 가장 필요한 포지션인데, 안정성이 많이 떨어졌다. 또 빠른 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한 면도 있었다. 심심찮게 주루 미스가 나왔다.
KIA 구단 관계자는 선동열 전 감독이 유일하게 수비 훈련 때 펑고를 쳐준 선수가 강한울이라고 했다. 실수도 많았지만 그만큼 잠재력있는 유망주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프로 첫 시즌 기록이다. 강한울은 지난해 11월 한달 간 미야자키 마무리 캠프에 참가했다. 경기력의 기본이 되는 체력훈련에 집중했다고 한다. 백업이 아닌 주전 선수에게 필요한 조건이다. 비활동기간인 12월에도 시즌 준비에 매진했다. KIA 구단 관계자는 "훈련 집중력이 좋고 매사에 긍정적인 성격이다. 프로 선수로서 자세가 돼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 동기부여가 확실한 2015년이다. 기회가 쉽게 오지 않는 걸, 기회를 확실히 잡지 못하면 후회할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김기태 감독 부임 후 분위기를 일신한 타이거즈다.
강한울은 김 감독의 마음을 잡을 수 있을까.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