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는 교체 주기는 10년.' 가전업계에서 그동안 떠돌았던 속설이다. 지난해 가전업계에선 이같은 속설을 바탕으로 김치냉장고 시장이 호황을 누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2000년대 초반 김치냉장고를 고매한 고객수가 많아 교체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나 사실은 달랐다. 지난해 김치냉장고 판매량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김치냉장고 출하량은 95만5020대로 전년 대비(99만4185대) 4% 감소했다. 김치냉장고 판매가 가장 활발한 11월도 부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1월 김치냉장고 출하량은 22만1213대로 전년 동월(29만7083대)대비 26%가 줄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초 예상과 달리 김치냉장고가 아닌 복합형 냉장고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게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김치냉장고의 고유 기능인 직접 냉각 기술을 적용한 '냉장고+김치냉장고' 복합형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가족 규모가 줄어들면서 김치냉장고를 따로 구매하기보다는 복합형 제품을 선호하면서 일종의 '카니발리제이션(cannibalization)'이 생겼다. 카니발리제이션이란 같은 기업의 다른 제품이 서로 경쟁해 판매를 감소시키는 현상을 가리킨다. 복합 제품 구입이 증가함에 따라 김치냉장고를 구입하는 소비자가 감소하는 식이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