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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전 D-5]③더 크게 느껴진 기성용 빈자리, 최적의 파트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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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원 사령관' 기성용(26·스완지시티)은 벤치에서 사우디아라비아전을 지켜봤다. 뛸 수 있는 몸상태가 아니었다. 2일(이하 한국시각) 소속팀에서 풀타임 활약한지 이틀만인 4일, 슈틸리케호에 합류했다. 장거리 비행의 피로와 떨어진 체력을 극복하는 게 먼저였다.

그의 공백은 오히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실험폭을 넓혀줬다. 다만, 최선이 아닌 차선을 위한 실험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전의 중원은 기성용이 없는 돌발 상황에 대비한 전술, 즉 플랜 B였다. 결론은 간단했다. 기성용의 빈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졌다. 플랜 B의 성적표는 19점(포지션별 25점 만점), 기성용이 없는 한계를 확인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하며 수비력이 좋은 한국영(카타르SC)과 '멀티 플레이어' 박주호(마인츠)를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뒀다. 둘의 조합은 역효과를 냈다. 무게 중심이 맞지 않아 엇박자를 냈다. 박주호는 공격 전개 능력에서 한계를 보였다. 짧은 패싱 플레이는 정교하지 못했고, 롱패스는 실종됐다. 넓은 공간을 커버하는 수비력만 합격점을 줄만했다. 한국영은 전반과 후반이 달랐다. 전반전 공격 전개에서는 백패스로 공격 템포를 늦췄다. 또 박주호와 한국영의 동선이 자주 겹치고 볼키핑에서 약점을 보이며 중원 플레이 실종을 야기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에 변화를 줬다. 박주호가 풀백으로 변신하고 그 자리에 이명주가 섰다. 전반과는 달랐다. 이명주가 전진 배치되면서 역삼각형 구도가 형성됐다. 사실상 4-1-4-1에 가까운 포메이션이었다. 한국영이 비로소 힘을 찾았다. 포백 라인 앞에 머물며 수비의 맥을 짚기 시작했다. 주연이 아닌 조연에서 빛을 냈다. 이명주는 뒤로 처진 자리가 옷에 맞지 않는 듯 실수를 연발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목표는 또렷했다. 박주호-한국영, 이명주-한국영 조합을 차례대로 실험해 기성용과 호흡을 맞출 최적의 파트너를 찾는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전 후반에 답을 찾았다. 전진 배치된 이명주의 뒷 공간을 침착하게 커버한 한국영의 플레이가 플랜A의 모습에 가장 가까웠다. 중원의 핵심인 기성용의 파트너 찾기도 종착역에 이르렀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