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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2년차' 진짜 캡틴 거듭나고 있는 포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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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선수 개인의 기분을 끌어올리기 위한 임시 방편인줄 알았다. 하지만 전자랜드 캡틴 포웰은 주장 2년차 진짜 '캡틴'으로 거듭나고 있다.

전자랜드는 2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선두 모비스와의 경기에서 72대68로 승리하며 5할 승률(16승16패)을 맞췄다. 스코어러 포웰은 정영삼과 함께 20득점을 합작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4쿼터 상대가 추격해오는 시점 안정적인 경기 리딩과 상대 허를 찌르는 득점으로 팀 분위기를 살렸다. 포웰의 개인기와 시야가 아니었다면, 강팀 모비스의 압박 수비에 전자랜드 선수들이 당황해 더 큰 위기를 겪을 뻔한 순간이었다.

지난 시즌 이현호로부터 바통을 물려받아 주장이 된 포웰. 이번 시즌도 여전히 캡틴으로서의 카리스마를 과시하고 있다. 지켜보고 있으면 재밌다. 외국인 선수가 단순 감투를 쓴게 아니다. 코트에서, 벤치에서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정말 애를 쓴다. 모비스전의 한 예. 전자랜드가 공격을 마치고 수비로 넘어갔을 때, 전자랜드 벤치에서 전자랜드 골대 그물이 말려있는 것을 확인했다. 수비를 하는 사이 경기 진행 요원이 그물을 풀어줘야 다음 공격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 이 때 포웰이 벤치에서 벌떡 일어나 코트를 향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얼른 그물을 정비하라는 뜻. 또, 유도훈 감독은 불리하다고 느껴지는 판정이 나오자 작전 타임을 부른 후, 포웰을 심판진에 보냈다. 포웰은 '나 가서 뭐라고 해야해?'라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성큼 심판들에게 달려가더니 뭐라고, 뭐라고 열심히 설명했다. 통역도 없었다. 심판진과 포웰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제대로 의사소통이 됐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지만 심판진의 말을 들은 후 고개를 끄덕이며 벤치로 뛰어가는 포웰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단순 퍼포먼스 때문에 포웰의 진가가 드러나는게 아니다. 이번 시즌 동료들을 살리는 플레이가 정말 좋아졌다. 득점 찬스에서 무리하게 자신의 득점을 노리지 않고 동료들에게 찬스를 만들어준다. 유도훈 감독은 이에 대해 "원래 어시스트의 맛을 아는 선수다. 득점보다 자신이 패스를 줬을 때 골이 성공되면 더 좋아하는 선수다. 세리머니가 보통 어시스트 성공 후 나온다.(웃음)이타적인 마인드가 있다"라고 설명하며 "지난 두 시즌 동안에는 자신이 패스를 줘도 선수들이 자신있게 올라가지 못하는 모습에 답답해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정영삼, 정병국 등 슈터들이 화끈하게 슛을 던지자 기분이 좋아진 모양이다.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는 시간이 늘어나며 패스 플레이가 더 좋아지고 있다. 감독 입장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에이스 정영삼도 포웰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정영삼은 "포웰이라는 확실한 에이스가 있기에 오히려 내가 부담이 줄어든다. 포웰의 기술이 너무 좋아 나에게 쉬운 찬스들이 많이 생긴다"고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