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프로야구 화두를 추리면 크게 세 가지다. 1000만, 먹튀, 그리고 김 감독.
벌써 1000만관중 얘기가 나온다. 1000만이라는 숫자가 주는 기대감이 엄청나다. 과연 팬들은 쉴새없이 야구장을 찾아줄까. 돈의 의미도 새롭게 재해석될 여지가 크다. 지난해 프로야구는 '머니 게임' 양상이었다. 수십억원짜리 대형 계약이 양지라면 '먹튀'는 음지다. 또 큰 변화가 있다. 새얼굴들이 돌아왔다. 김성근 한화 감독과 김기태 KIA감독. 10구단 kt도 리그에 뛰어든다.
1000만관중을 얘기하지만 현실적으로 낙관론은 이르다. 팀당 경기수는 늘었다. 팀당 144경기, 총 720경기. 지난해 576경기보다 144경기가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평균관중 1만1302명을 경기수에 대입하면 813만명이다. 구장이 커지니 자연스럽게 관중이 많아질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새로운 볼거리와 치열한 순위경쟁 등 흥행요소가 있어야 팬들은 야구장을 향한다. 오히려 경기수만 늘어나고 경기장만 커지면 역효과다. 관중석에 드문 드문 빈 자리가 많아질 수 있다. 1만명 구장에 모인 관중 9800명의 몰입도를 100이라고 하면 2만명 구장에 모인 관중 9800명의 몰입도는 90, 80으로 뚝 떨어진다. 손님들로 북적이는 맛집에 더 많은 손님이 몰려드는 것과 마찬가지다. 좌석만 늘린다고 그냥 손님이 많아지진 않는다. 프로야구 경기의 질 향상과 KBO의 스피드업 시도 등 현장의 노력과 개선된 제도로 관중만족도를 높여야 한다.
5월쯤 되면 '제값 논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천정부지로 치솟던 FA계약은 급기야 80억원을 돌파했다. 84억원을 받고 두산 유니폼을 입은 장원준, 86억원을 받고 SK에 잔류한 최 정, 80억원의 삼성 윤성환 등 고액연봉자들은 활약에 따라 엄격해진 잣대로 평가를 받게 된다. 외국인선수 연봉도 크게 뛰었다. 두산 니퍼트는 사상 첫 150만달러를 돌파했다. 발표연봉이 이 정도다. 결론은 '모두가 잘 할수는 없다.' 주인공이 누가됐든 '먹튀 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새 얼굴의 활약상을 지켜보는 것도 큰 재미다. 신생팀 KT가 얼마만큼 적응할 수 있느냐는 프로야구 전체 판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시즌 초반에 허술한 모습을 보이면 형님 구단들이 막내를 잡기위해 탄력적으로 에이스를 전진배치하는 등 승수쌓기에 몰입할 수 있다. KT입장에선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지만 그렇다고 신생팀의 사정을 일일이 헤아려줄 이는 없다. 성적은 성적대로, 플레이 질은 그것 대로 평가받게 된다.
김성근 한화 감독의 등장은 70대 노 감독 한 분이 만년 꼴찌팀 덕아웃에 앉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똑 부러지는 전술과 혹독한 훈련, 마른 수건에서 물을 짜듯 선수 개개인의 역량을 끌어내 팀순위를 올리는 것은 김성근 감독의 전매특허다. 시즌이 거듭될 수록 김 감독의 촌철살인도 빛을 발할 것이다.
김기태 KIA 감독의 복귀는 최고 인기팀 LG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갑자기 LG감독직에서 사퇴, 미국으로 떠났던 김기태 감독이다. 우여곡절끝에 KIA 지휘봉을 들었다. 해태 시절부터 LG-KIA전은 전통적으로 가장 많은 관중을 끌어모으는 빅매치였다. LG팬들과 KIA팬들이 느낄 묘한 감정과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간 선의의 경쟁 등은 숱한 화제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