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간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수동'의 틀을 깨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지난달 중동 원정에선 '30초 공격'을 선보였다. 빠른 공수전환이 화두였다. 공격의 속도를 끌어올리면서 30초 안에 마무리까지 연결하는 패턴을 반복 훈련했다.
연장 선상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29일 호주 시드니의 매쿼리 대학 훈련장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태극전사들의 사고 변화를 먼저 요구했다. 그는 "선수들의 축구에 대한 생각, 접근법, 경기에 임하는 태도를 뜯어고치는 것이 급선무"라며 "누구를 원톱 공격수로 쓰느냐, 득점을 어떻게 이루느냐 등의 전술적 문제를 논하기 전에 반드시 미리 해결해야 할 원리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슈틸리케호는 호주에서 55년 만의 아시아 정상에 도전한다. 한국 축구는 1956년, 1960년 1, 2회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정상과 인연이 없었다. 내년 1월 10일 오만과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결전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수동적인 플레이로는 미래는 없다고 판단했다. 아시안컵은 월드컵과는 다른 무대다. 한국은 아시아 무대에서는 강력한 우승후보다. 적극적이면서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가 수반돼야 활로를 뚫을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축구는 볼을 점유하려고 하지 않고 수비하는 데 신경을 더 많이 쓴다. 최대한 볼을 많이 점유하고 이를 활용하고자 하는 의욕적 자세를 선수 개개인에게 주입하는 게 현 시점에서 내가 가장 집중하는 부분"이라고 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축구 철학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는 전술에 앞서 이기는 축구를 강조한다. 이기는 축구의 첫 번째 과제는 지배다. 무의미한 플레이로는 해법이 없다. 그라운드를 장악하는 의미있는 플레이를 통해서만 길을 찾을 수 있다. 패스, 슈팅, 드리블, 스로인 등 모든 움직임이 적극적인 플레이로 연결돼야 한다.
수비는 공격의 시발점이다. 1차적인 연결이 매끄러워야 한다. 미드필더는 공격과 수비의 가교역할이다. 공격에 가담하면 누구든 슈팅까지 마무리 지어야 임무가 마무리된다. 슈틸리케 감독은 "내가 원하는 것은 선수들이 주도적으로 플레이하는 것이다. 그렇게 할 때 선수들뿐만 아니라 팀도 색깔을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