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가 과연 이대로 스토브리그를 마무리할까.
2년 연속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하고도 월드시리즈에는 진출하지 못한 다저스는 이번 스토브리그서도 대대적인 전력 정비 작업을 벌였다. 구단 실무 최고 책임자로 앤드류 프리드먼 운영 부문 사장, 파한 자이디 단장을 영입한 다저스는 효율성 제고를 이번 스토브리그의 테마로 삼았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외야수 맷 켐프를 내보낸 것이다. 지난 20일(한국시각)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켐프와 포수 팀 페데로위츠를 보내고 대신 투수 조 윌랜드, 잭 에플린, 포수 야스마니 그랜달을 받았다. 다저스는 그동안 외야진이 풍부해 주전급 한 명을 트레이드 카드로 사용해 효율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FA 시장에서는 선발투수 브렛 앤더슨(26)과 브랜든 맥카시(31)를 데려왔다. 앤더슨은 1년 1000만달러, 맥카시는 4년 4800만달러에 계약했다. 둘은 4,5선발 요원이다. 올해 선발 요원중 댄 해런, 조시 베켓 등이 팀을 떠났기 때문에 선발진 보강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후 다저스는 별다른 움직임 없이 연말을 맞고 있다.
주목할 것은 올해 30개팀중 팀연봉 1위를 기록한 다저스가 앞으로도 전력 보강을 위해 아낌없는 투자를 한다는 점이다. 선발진을 좀더 강력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스탠 카스텐 회장은 11월초 자이디 단장 취임식에서 "우리는 다른 팀이 가지지 못한 자원을 가지고 있다. 그 자원을 활용해 모두가 원하는 다저스를 만들겠다"며 거액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번에 영입한 맥카시와 앤더슨은 부상 경력이 있어 100% 신뢰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은게 사실이다. 맥카시는 지난 2010년 어깨 수술로 시즌을 통째로 쉬었고, 2012년에는 경기 도중 타구에 머리를 맞아 큰 부상을 입기도 했다. 자이디 단장은 "맥카시는 내년 시즌 후 잭 그레인키가 옵트아웃 조항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 측면에서 데려왔다. 건강문제는 명확히 해결됐다"고 했지만, 부상 경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 올시즌에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뉴욕 양키스에서 32경기에 선발등판해 10승15패, 평균자책점 4.05를 기록했다. 2005년 데뷔 이후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앤더슨은 올시즌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8경기에 나선 것이 전부다. 데뷔 시즌인 2009년 175⅓이닝을 던진 이후 선발투수이면서도 단 한 번도 규정 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매년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왼 팔꿈치 수술을 받은 경력이 있고, 허리와 손가락, 발 등 안다친 곳이 없을 정도로 부상을 달고 살았다. 올시즌과 비교해 다저스 선발진의 높이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레인키는 최강 원투펀치로 손색없고, 류현진은 '꾸준함의 대명사'로 3선발 입지를 확실히 굳혔다. 그러나 4,5선발은 믿음이 가지 않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다저스가 다시 움직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FA 시장에는 걸출한 선발 2명이 남아 있다. '최대어' 맥스 슈어저와 제임스 실즈가 새로운 고용주를 기다리고 있다.
아직까지 두 선수를 향해 표면적으로 움직이는 팀은 없다. 슈어저의 행선지로 보스턴 레드삭스, 뉴욕 양키스, 디트로이 타이거스가 꼽히고 있지만 어디까지 예상일 뿐이다. 여기에서 다저스가 빠질 이유가 없다. 만일 다저스가 슈어저를 품에 안는다면 커쇼, 그레인키에 이어 3번째 사이영상 투수를 보유하게 된다. 류현진이 4선발로 밀려야 하는 상황이다. 실즈 역시 어느 팀을 가든 1,2선발을 맡을 수 있는 실력을 가지고 있다. 2007년부터 8시즌 연속 200이닝 이상과 두자릿수 승수를 올렸다. 통산 114승90패, 평균자책점 3.21을 기록했다.
당연히 몸값이 관건이다. 슈어저는 총액 2억달러 수준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실즈 역시 1억달러 안팎의 몸값이 예상되고 있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슈어저에 대해 평균연봉 2500만달러에 7년, 즉 1억7500만달러를 예측했고, 실즈는 5년 9500만달러선이 유력하다고 했다.
다저스가 돈 싸움에서 밀릴 이유는 전혀 없다. 과연 이들중 한 명을 잡을지 아니면 그대로 관망만 하고 있을지, 내년 스프링캠프까지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