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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 앞에 놓인 험난한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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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의 결과에 많은 이들이 놀라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강정호(27)의 메이저리그 포스팅 승자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였음이 밝혀지자 '예상외'라는 분위기다. 선수를 영입할때 구단이 가장 신경쓰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돈과 전력.

전력만 놓고 보면 피츠버그는 내야진 걱정이 상대적으로 덜한 팀이다. 주전 유격수는 빅리그 3년차 조디 머서, 2루수는 닐 워커, 3루수는 조시 해리슨이 있다. 머서는 올시즌 타율 2할5푼5리에 12홈런 55타점을 기록했다. 워커는 2할7푼1리에 23홈런, 76타점으로 팀타선에 힘을 실었다. 해리슨은 3할1푼5리에 13홈런52타점18도루로 MVP 투표에 이름을 올릴 정도의 대활약을 했다. 수비도 무난하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피츠버그는 애초부터 강정호의 포스팅과 관련해선 전혀 언급이 없던 팀이다. 피츠버그가 그나마 걱정이 있다면 머서가 수비에 비해 공격력이 다소 아쉽다는 정도다. 현재로선 트레이드나 피츠버그 프랜차이즈 스타인 워커와의 재계약 불발에 대비한 장기포석이라기 보다는 장타력이 있는 내야수 한명 정도를 더 보유하겠다는 수순으로 보인다.

강정호가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고 플래툰 시스템 적용을 받는다면 오히려 다행이다. 백업 내야수가 있는 피츠버그 상황을 고려하면 현재로선 무한경쟁이다. 더군다나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경험이 전무한 동양에서 온 내야수다. 스프링캠프와 시즌 초반 뭔가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메이저리그에 머무는 것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피츠버그 닐 헌팅턴 단장은 23일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을 통해 "강정호를 영입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돼 기쁘다. 계약이 성사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담담한 인사정도다. 강정호가 에이전트를 통해 밝힌 "피츠버그는 좋은 팀이다. 플레이오프와 월드시리즈 진출에 힘을 보태고 싶고, 팬들을 빨리 만나고 싶다"는 코멘트도 마찬가지다.

사실 전력은 현장의 요구가 커지면 유동적이다. 백업카드는 많을수록 좋다. 페넌트레이스를 운영하다보면 여러가지 변수가 생긴다. 선택권이 많으면 위기상황 대처능력이 향상된다. 더 큰 문제는 돈이다.

피츠버그는 돈을 많이 쓰는 빅클럽이 아니다. 최근 2년간 포스트시즌을 경험했지만 가성비 높은 선수들을 데리고 효과적인 팀운영을 했다. 강정호가 원하는 연봉 500만달러 이상을 맞춰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LA나 뉴욕처럼 한인 커뮤니티가 크다고 하면 마케팅효과라도 노릴 수 있겠지만 이마저도 아니다.

불행중 다행이라면 '위장 입찰'은 아닐 가능성이 크다. '아니면 말고'식으로 포스팅에 참가할 의도였다면 더 큰 금액을 써냈을 테고, 500만2015달러는 외신보도를 종합하더라도 최저수준이었다. 낮은 금액은 실제 지불할 생각을 가지고 베팅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강정호로선 높은 연봉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고, 그렇다고 메이저리그 계약을 고집하기도 어려운 형국이다. 협상기간 30일이 쉽지 않아 보인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