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알 샤밥)의 이름 석자는 없었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60)이 2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15년 호주아시안컵 최종엔트리(23명)를 공개했다. 최대 관심은 역시 원톱의 구성이었다. 지난달 중동 원정에서 처음으로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은 박주영이 제외됐다.
역시 골 침묵이 원인이었다. 지난 10월 알 샤밥 유니폼을 입은 박주영은 7경기에 출전, 1골에 그쳤다. 경기력은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데뷔전에서 마수걸이포를 터뜨린 뒤 6경기 연속 침묵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제주 전지훈련을 앞둔 10일 박주영에 대해 "득점이 없는 것은 고민"이라며 "박주영을 뽑는다고 확답을 주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했다. 결국 박주영은 골침묵의 덫에 걸렸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도박같은 선택을 했다. 박주영이 제외된 최전방에는 이동국(전북)과 김신욱(울산)도 없었다. 1m98의 김신욱은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부상해 전력에서 이탈했다. 1m87인 이동국(35·전북)은 10월 26일 수원전에서 종아리를 다쳤다. 둘다 현재 재활훈련 중이다. 100% 활용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들대신 이정협(상주 상무)이 깜짝 발탁됐다. 이정협은 21일 제주에서 열린 자체 평가전에서 선제골을 기록했다. 조영철(카타르SC)과 이근호(엘 자이시)도 최전방에 이름을 올렸다.
유럽파는 의문부호가 달리지 않았다. 기성용(스완지시티) 이청용(볼턴) 손흥민(레버쿠젠) 구자철(마인츠) 등이 발탁됐다. 국내파 가운데는 차두리 김주영(이상 서울) 한교원(전북) 등이 재신임을 받았다. 김민우(사간 도스) 김창수(가시와 레이솔) 등 J-리거와 장현수(광저우 부리) 김영권(광저우 헝다)등 중국파와 곽태휘(알 힐랄) 한국영(카타르SC) 남태희(레퀴야SC) 조영철(카타르SC) 등도 변함없이 승선했다. 중동 원정에서 제외된 이명주(알 아인)가 재발탁됐다. 마지막 경쟁이 뜨거웠던 골키퍼는 정성룡(수원)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김승규(울산)로 결정됐다.
슈틸리케호는 호주에서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꿈꾸고 있다. 한국은 아시안컵에선 1956년, 1960년 1, 2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K-리거를 비롯해 일본, 중국에서 뛰는 선수들을 비롯해 '겨울 휴식기'에 들어간 독일, 중동파는 27일 아시안컵 베이스캠프가 차려지는 호주 시드니로 떠난다. 경기 일정이 28일까지 이어지는 영국파는 현지에서 출발해 29∼30일께 베이스캠프로 합류한다. 태극전사들은 내년 1월 4일 시드니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을 마친 뒤 1월 6일 첫 경기가 열리는 캔버라로 이동할 예정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개최국 호주를 비롯해 오만, 쿠웨이트와 함께 A조에 속해 있다. 슈틸리케호는 내년 1월 10일 오만, 13일 쿠웨이트(이상 캔버라), 17일 호주(브리즈번)와 차례로 조별리그를 치른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