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의 루이스 판 할 감독이 황폐화된 맨유의 텃밭 일구기에 나섰다.
판 할 감독은 17일(한국시각) 맨유TV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는 유스팀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겠다. 유스 시스템을 재건해 팀의 미래에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맨유 레전드이자 축구해설가인 폴 스콜스는 "요즘 맨유는 유스팀에 대한 투자가 부족하다. 맨체스터 지역 유망주들이 맨유보다 맨체스터시티(맨시티)로 더 몰리고 있다"라며 구단의 유스 정책을 비판한 바 있다. 판 할 감독의 이 같은 발언은 스콜스의 지적에 대한 첫번째 대답인 셈이다.
한때 맨유 유스팀은 재능의 보고로 불렸다. 라이언 긱스, 데이비드 베컴, 스콜스, 게리 네빌 등 '퍼거슨의 아이들'로 불리는 뛰어난 선수들이 쏟아져나오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현재 맨유 농장은 최근 몇년간 유스팀 출신 최고의 선수가 고작 대니 웰벡일 만큼 메말랐다. 지난 시즌 맨유 팬들이 아드난 야누자이에 열광한데는 이유가 있다.
판 할 감독은 리빌딩의 대가로 불린다. 그는 아약스 시절 에드윈 판 데르 사르, 패트릭 클루이베르트, 프랭크 데 부어-로널드 데 부어 등을 키워냈다. 바르셀로나에서는 수많은 비난에도 불구하고 사비 에르난데스와 카를레스 푸욜을 적극 기용, 팀의 핵심 선수로 성장시켰다.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토마스 뮐러, 홀거 바트슈트버 등을 발굴해냈다.
맨유 부임 후 판 할 감독은 일단 앙헬 디 마리아, 라다멜 팔카오, 루크 쇼, 안데르 에레라, 달레이 블린트 등 외부 영입에 주력했다. 기존의 웨인 루니와 로빈 판 페르시. 후안 마타, 마루앙 펠라이니, 다비드 데 헤아 등도 '수혈'임을 감안하면 올시즌 주축 멤버 중 맨유 출신 선수는 거의 없다.
하지만 판 할 감독은 시즌초 부진한 와중에도 야누자이, 제임스 윌슨, 패트릭 맥네어, 타일러 블랙켓 등 어린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줬다. 최근 윌슨은 팔카오 대신 주전 공격수로 출전하기도 했다. 이 같은 판 할의 행동은 유스팀 재건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시즌 판 할 감독은 명장다운 뚝심으로 3개월여만에 맨유를 리그 3위에 올려놓는 '마법'을 보여줬다. 과연 판 할 감독이 명성대로 유스 시스템 재건에도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