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의 청룡영화상 날이 다가왔다.
제35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17일 오후 5시 40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다. 유난히 화제작, 흥행작이 많았던 한 해. 청룡영화상과 함께할 특급 스타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들을 한 눈에 볼 수 있기 때문에 영화팬들의 마음이 설레이는 건 당연지사. 그러나 아무 생각 없이 무턱대고 시상식장을 찾았다가는 헬게이트를 열 수도 있다. 차분하고 즐겁게 청룡을 100배 즐기고 싶다면 미리 이것만은 알아두는 편이 좋다.
▶ 청룡에게는 아직 레드카펫이 남아있사옵니다
조금 일찍 도착했다면? 4시30분부터 열리는 레드카펫을 주목하자. 스타들의 화려한 패션과 에티튜드를 눈 앞에서 목격할 수 있는 이벤트가 바로 레드카펫이다. 특히 청룡의 레드카펫은 해마다 화끈한 드레스 코드와 눈을 뗄 수 없는 돌발 상황으로 주목받아왔다. 올해도 MC 김혜수의 카리스마 패션을 비롯해 하나경-오인혜의 뒤를 이을 파격 노출패션까지 다양한 스타들의 드레스코드를 만나볼 수 있다. 더욱이 레드카펫 행사는 전파를 타지 않기 때문에 행사장을 찾은 관객들만 만날 수 있는 스페셜 이벤트다. 역대 시상식 레드카펫 현장을 회상해본다면, 매번 청룡에는 국내 팬들은 물론 일본 중국 등 아시아권, 북미권과 유럽권 팬들까지 찾아와 인산인해를 이뤘다. 특히 올해는 '한공주', '끝까지 간다' 등 수 많은 작품이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돼 쾌거를 이룩한 만큼 글로벌 영화팬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질 공산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시상식이 시작되는 오후 5시 40분 행사장에 '칼도착' 했다가는 좋은 자리를 빼앗기고 스타의 얼굴 대신 팬들의 뒷통수만 보고 돌아가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남들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움직이는 '센스'가 필요하다.
'▶이건 특급 공연이야~
행사장 입장권을 소지한 관객은 오후 5시 30분부터는 자리에 앉아 시상식 관람 준비를 해야한다. 겨울 한파와 싸우기 힘들다면 레드카펫 행사가 끝나기 전 입장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행사 시작 시각인 오후 5시 40분부터는 반드시 착석해야 하는 만큼 미리 개인적인 용무는 해결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대신 올해도 청룡은 이른바 '혜자공연'을 준비했다. 먼저 올 한해 스크린에서 관객을 웃고 울게했던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직접 이야기를 전한다. 스타들이 전하는 생생한 비하인드 스토리와 진솔한 입담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또 하나, 스펙터클한 축하공연도 열린다. 1부에서는 YB와 바비킴이 합동 콘서트 무대를 꾸민다. 가창력으로는 정평이 난 두 팀이지만, '록의 이단아' YB와 '소울 대부' 바비킴의 합동 무대는 이색적인 볼거리다. 거침없는 무대 매너와 심금을 울리는 가창력으로 중무장한 두 팀이 어떤 하모니를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2부에서는 '국민 여동생' 아이유가 출격한다. 아이유는 이번 축하 공연을 위해 특별한 무대를 꾸밀 예정이라 기대감를 한껏 높이고 있다.
▶ 내 상인 듯, 내 상 아닌, 내 상 같은 너
청룡은 '밀당'의 달인이다. 청룡영화상 심사는 시상식 당일인 17일, 철통 보안 속에 진행된다. 네티즌 투표 결과와 전문 심사위원 8인의 의견을 종합해 각 부문 수상자(작)이 정해지면, 관계자들이 행사장으로 달려가 수상자의 이름이 적힌 종이를 봉투해 밀봉해 시상자에게 전달한다. 동시에 무대 뒤에서는 미리 준비된 트로피에 실시간으로 수상자의 이름을 새기는 작업이 진행된다. 이 작업 또한 누구에게도 노출디면 안되기 때문에 보안요원이 철저하게 출입을 통제한다. 이처럼 시상식 당일까지도 청룡은 후보자(작)와 '썸'을 타며 '밀당'을 하기 때문에 시상 결과를 기다리는 후보들도 심장이 쫄깃해지는 느낌을 맛보게 된다. 이에 초연한 '미소파'부터 입술을 깨무는 등 불안 초조 긴장 갈등 단계를 왕복하는 '기분파'까지 다양한 후보들의 얼굴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이름이 불린 뒤 수상자의 '제가 상 받을줄은 몰랐어요'라는 놀라움이 생생하게 담긴 얼굴은 영화팬들에게 벅찬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