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는 두 구단 중 어느 쪽의 손도 들어주지 않았다. 정현석의 보상 선수 지명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했다. 대신 보상 선수 논란을 일으킨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 두 구단에서 피해를 최소화하는 선에서 마무리할 수 있도록 했다. 두 구단은 정현석을 다시 트레이드하는 쪽으로 얘기를 진행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정현석은 한화에 잔류하는 셈이다. 대신 삼성은 배영수의 보상 대가로 연봉 300%를 받게 되는 것이다.
KBO는 17일 정현석 보상 선수 논란을 신속하게 마무리했다.
보상선수가 큰 수술을 받았고 장기간 결장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 주인공은 삼성 라이온즈가 FA 우완 배영수의 보상선수로 한화에서 데려온 외야수 정현석(30)이다. 정현석은 지난 12일 위암 수술을 받았고, 6개월 정도 공백이 불가피하다. 삼성이 정현석을 지명한 건 15일이다. 삼성은 최근 한화 구단과 KBO에 재지명 가능성을 타진했다. 한화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야구규약 제92조를 보면 이렇게 돼있다. '선수계약이 양도된 선수가 양도협정서 작성 이전에 중상 또는 중환으로 양수구단을 위한 경기에 출장하기가 어렵게 되었을 때 양도구단은 이 같은 사유를 양수구단에 즉시 통고해야 한다. 이때 양수구단의 요구에 따라 양도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결론은 3가지 중 하나였다. 현 상황을 모두 받아들이는 것, 즉 정현석은 삼성으로 이적, 병을 딛고 일어서는 것이다. 둘째는 정현석이 한화로 컴백하고 삼성은 금전적으로 보상 받는 것이다. 배영수 올해 연봉의 300%를 받을 수 있다. 마지막은 삼성에게 재지명 기회를 주는 것이다.
KBO는 이번 결정이 선례가 될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매우 신중했다. 두 구단도 이번 사건이 확대되는 걸 꺼리고 있다. 선수가 받을 상처가 크기 때문이다. 다른 것도 아니고 암수술을 받은 환자를 놓고 벌어졌기 때문이다.
삼성은 정현석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행정적인 실수를 했다고 봐야 한다. 보상 선수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좀더 면밀히 선수 상태를 파악하지 못했다. 삼성은 정현석이 암환자라는 걸 모른채 결정을 해버렸다.
한화는 정현석의 암수술 사실을 삼성에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한화는 그런 사실을 알릴 의무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신 6개월 재활이 필요하다는 건 통보했다고 한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