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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바이러스' 차두리가 꿈꾸는 '해피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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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두리(34·서울)의 마지막 여정이 시작됐다.

그는 15일 제주에서 출항한 슈틸리케호에 합류, 담금질에 들어갔다. '맏형' 차두리는 '막내'인 1992년생과는 띠동갑이다.

역할은 컸다. 웃음으로 화답했다. 그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차두리는 "국가대표로 마지막 아시안컵이 될 것 같다. 하루하루 축구하는 데 즐거운 선물이다. 아직 마지막이라는 느낌은 없다. 마지막이라는 생각보다 아시안컵에 최대한 집중할 것"이라며 "대표팀 소집은 항상 즐거운 일이다. 새로운 선수들과 젊은 선수들이 많이 소집됐다. 책임감이 상승한다"고 밝혔다.

그는 2001년 11월 8일 세네갈과의 친선경기를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2002년 한-일월드컵과 2010년 남아공월드컵 등 두 차례 월드컵 무대를 누볐다. 4강 기적과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을 일궈냈다. 브라질월드컵 후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다. 그러나 만감이 교차했다. "고참은 경기력이 안되면 결국 팀에는 짐이다. 경기장 안에서 100%의 경기력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 "태극마크가 선수 생활 연장에 동기부여가 될 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고민의 흔적이다.

최근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면담 후 결론을 내렸다. 그는 내년 1월 호주아시안컵 후 대표팀에서 은퇴하기로 했다. 후배들을 향한 사랑은 더 컸다. 차두리는 "어린 선수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 그러나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치면 다음 시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서로가 조금씩 조심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소속팀에서 잘했기 때문에 뽑힌 것이다. 아시안컵 대표로 선발되지 않더라도 대표팀은 계속된다. 월드컵 예선도 있다. 다들 본인의 역할을 충분히 해줄 수 있는 선수들인 만큼 큰 꿈을 가지고 이번 전지훈련에 임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호주아시안컵은 내년 1월 9일 개막된다. 슈틸리케호는 호주에서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꿈꾸고 있다. 한국은 아시안컵에선 1956년, 1960년 1, 2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차두리는 "한국은 아시안컵에서 항상 우승을 목표로 한다. 나도 두 차례 나가봤는데 한국이 우승 전력임을 느낀다. 마지막이기 때문에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슈틸리케 감독도 차두리의 존재가 든든하다. 채찍과 당근으로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전훈 참가가 그에게 아시안컵 출전의 보증수표는 아니다"라며 "차두리 역시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아시안컵에서 대표팀을 위해 뛰어줄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그가 이번 전훈을 통해 아시안컵에서 명예롭게 은퇴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으면 한다"고 했다.

차두리는 아시안컵을 끝으로 A대표팀에서 은퇴하지만 소속팀인 FC서울과는 1년 재계약을 할 계획이다. 재계약은 이미 합의를 했고, 현재 세부계약을 조율중이다. 차두리는 대표팀에서 해피엔딩을 꿈꾸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